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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식품사도 뚫린 안전망, 연평균 100건 넘는 '불량 먹거리' 회수 사태의 실상

정휘 기자
대형 식품사도 뚫린 안전망, 연평균 100건 넘는 '불량 먹거리' 회수 사태의 실상
©연합뉴스

 

국내 유통 식품 중 이물질 혼입이나 식중독균 검출로 인해 회수된 사례가 최근 6년간 총 735건에 달하며 연평균 100건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과 삼립, 풀무원 등 국내 유수의 대형 식품 기업들조차 안전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며 자율 회수 및 행정 처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해 요소 차단을 위한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소비자 정보 공유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국내 식품 산업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유통 현장에서의 위생 관리 부실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6년간 발생한 식품 회수 건수는 총 735건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매년 100건 이상의 부적합 제품이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었던 시기에도 회수 사례는 끊이지 않았으며 최근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도별 세부 통계를 살펴보면 식품 안전 관리의 난맥상이 명확히 드러난다. 2020년 159건과 2021년 155건에 달했던 회수 건수는 2022년 111건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2023년 94건과 2024년 95건을 기록하며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인 2025년에는 다시 121건으로 급증하며 유통 식품의 위생 상태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회수 조치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는 미생물 오염 문제가 꼽히며 기업들의 기초적인 위생 관리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회수 건수 중 23%에 해당하는 28건이 세균 수 기준 및 규격 부적합 판정을 받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제조 공정에서의 멸균 처리나 유통 과정 중 온도 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식품 업계를 선도하는 대형 기업들 역시 이러한 위생 사고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오리온의 경우 지난해 7월 대표 제품인 참붕어빵 일부에서 곰팡이가 발생했다는 소비자 제보가 잇따르자 약 15억 원 상당의 제품을 전량 자율 회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오리온 측은 생산 공정의 문제를 인정하고 시중에 유통된 물량을 신속히 거둬들였으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풀무원 계열의 식자재 유통 기업인 푸드머스가 공급한 제품에서도 치명적인 식중독균이 검출되어 충격을 주었다. 지난해 6월 마더구스가 제조하고 푸드머스가 급식소 등에 판매한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와 초코바나나빵 일부에서 살모넬라균이 발견되었다. 식약처는 즉각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과 회수 조처를 내렸으며 이는 단체 급식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올해 들어서도 대형 유통망을 통한 불량 식품 공급 사례는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추세다. 지난달에는 호남샤니가 제조하고 삼립이 판매한 명인명작 통팥도라야끼 일부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어 긴급 회수 명령이 내려졌다. 또한 주스 제품인 타이거모닝 이뮨샷에서는 유리 조각이 발견되는 등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물리적 이물질 혼입 사고도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대형 식품사들의 자발적인 회수 노력이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기업이 문제를 인지한 즉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제품을 회수하는 행위는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위생 사고는 결국 근본적인 제조 공정의 표준화와 엄격한 품질 관리가 선행되어야 함을 방증한다.

제조 현장의 영세성 또한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고질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기업과 달리 품질 관리 인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들은 식약처의 기준을 충족하는 데 물리적인 한계를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정부는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술 지원을 병행하고 있으나 시장에 유통되는 품목의 방대함을 고려하면 감시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식약처는 이러한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식품 안전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위해 식품 발생 시 즉각적인 회수 명령을 하달하고 실제 회수 상황이 미흡할 경우 강력한 보완 조치를 요구하는 등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또한 식품안전나라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알림 서비스를 확대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선제적인 위해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소비자가 회수 정보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민 먹거리 안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유통 전 과정에 걸친 감시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규제 준수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위반 기업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식품 안전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정 노력과 정부의 강력한 감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소비자들 역시 식품안전나라 등 공식 채널을 수시로 확인하여 위해 식품 섭취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먹거리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기본권이라는 인식 아래 유통 시장 전반의 위생 표준을 상향 평준화하는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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