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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수신 경쟁 재점화... KB·하나·카뱅 예금 금리 일제히 인상하며 '머니무브' 방어

정휘 기자
시중은행 수신 경쟁 재점화... KB·하나·카뱅 예금 금리 일제히 인상하며 '머니무브' 방어
©연합뉴스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증시로의 자금 이탈인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인상하며 본격적인 고객 자금 사수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을 필두로 하나은행과 카카오뱅크가 수신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했으며, 이는 다음 달 출시 예정인 고금리 정책 상품으로의 자금 쏠림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금 조달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은행권은 수신 잔액 유지와 효율적인 유동성 관리를 위해 금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시중은행들이 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출을 방어하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수신 금리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카카오뱅크 등 주요 금융사들은 시장 금리 변동과 자금 조달 여건을 고려하여 정기예금 및 적금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인상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주식 시장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은행권의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증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다음 달 정부 주도의 고금리 적금 상품 출시를 앞두고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금리 대응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대표적인 수신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의 금리를 구간별로 최대 0.1%포인트 인상하며 금리 경쟁의 중심에 섰다. 만기 3개월 이상에서 6개월 미만 구간의 예금 금리는 기존 연 2.65%에서 2.75%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되었다. 또한 6개월 이상 9개월 미만 및 9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구간의 금리 역시 각각 연 2.80%에서 2.85%로 0.05%포인트씩 인상하여 단기 및 중기 자금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 금리 조정은 시장 금리의 변동성을 즉각 반영하여 수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와 시장 금리의 변동 기조에 맞춰 예금 금리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자금 조달 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여 일부 구간의 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 내부의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장의 유동성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은행권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함께 안정적인 수신 기반 확보가 금융 경영의 핵심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금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수신 금리 인상과 동시에 대출 금리 체계에 대한 조정도 병행하며 예대마진 관리의 정밀도를 높이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주기형 및 혼합형 금리를 지표 금리인 5년물 금융채 금리의 상승 폭인 0.16%포인트만큼 인상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조달 비용의 상승분을 대출 금리에 즉각 반영함으로써 시장 질서에 부합하는 금리 체계를 유지하려는 조치다. 자금 조달 비용과 운용 수익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은행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경영 판단으로 평가받는다.

하나은행 역시 선제적인 금리 조정을 통해 수신 시장에서의 점유율 방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하나은행은 3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2.65%에서 2.75%로 0.1%포인트 인상하며 금리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6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도 연 2.80%에서 2.85%로 0.05%포인트 상향 조정하였으나, 12개월 만기 금리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며 단기 자금 확보에 집중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금리 변동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당장의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시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수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요 상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6일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등 핵심 수신 상품의 금리를 최고 0.1%포인트 인상하여 고객 유치에 나섰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10%에서 3.20%로, 자유적금 금리는 연 3.25%에서 3.35%로 각각 상향되었다. 비대면 금융의 편의성에 금리 혜택을 더함으로써 자산 시장으로 이탈하려는 젊은 층의 자금을 묶어두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이처럼 수신 금리 인상에 열을 올리는 배경에는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청년미래적금'이라는 대형 변수가 자리 잡고 있다. 청년미래적금은 기본금리 5%에 기관별 우대금리 2~3%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7~8% 수준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책 상품이다. 일반적인 시중은행 상품보다 금리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존 은행 적금 잔액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은 이러한 정책 상품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유동성 지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6월 청년미래적금 출시를 기점으로 은행권의 적금 잔액 감소세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금리 경쟁이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복수의 다른 은행들도 수신 금리 인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시장 원리에 따른 자금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 유지를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신 금리 인상 경쟁이 소비자들에게는 이자 수익 증대의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대출 금리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금 금리 인상은 은행의 조달 비용을 높여 결국 대출 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계와 기업은 이러한 금리 변동 주기를 면밀히 살피어 자산 운용 및 부채 관리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시장의 효율성과 법치에 근거한 투명한 금리 산정 체계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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