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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쏠림에 가려진 S&P 500의 경고등과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의 역설

재경 외신부 기자
반도체 쏠림에 가려진 S&P 500의 경고등과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의 역설
©연합뉴스

 

반도체 업종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견인하며 시장 지배력을 극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수 내 비중이 18%에 달하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소수 종목에 집중된 랠리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으나 과거 반도체 사이클의 급격한 후퇴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S&P 500 지수가 기록한 8%의 상승률 중 절반 이상이 소수 반도체 종목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강세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를 필두로 샌디스크가 연초 대비 482%, 마이크론이 154% 급등하며 지수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현재 반도체주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이는 IT 버블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폭발적인 자본지출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오라클, 코어위브 등 6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자본지출 규모는 약 8,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들 기업이 향후 5년간 누적 5조 달러를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퍼스케일러의 공격적인 투자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수치로 즉각 증명되고 있다. S&P 500 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최대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의 경우 올해 순이익이 670% 폭증한 658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경이로운 전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실적 가속화가 유지되는 한 현재의 주가 수준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자산운용사 뉴버거 버먼의 제프리 블레이젝 멀티에셋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실적이 계속 가속하는 한 시장 상황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지출 확대가 멈추지 않는 한 반도체 수요의 구조적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하지만 반도체 업종 특유의 경기 사이클 변동성은 여전히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지목된다. 반도체 산업은 역사적으로 호황기 이후 수요 둔화와 가격 결정력 약화가 뒤따르는 침체기를 반복해 왔다. 지난 2022년 기술주 약세장 당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0% 폭락하며 시장 전체에 충격을 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정 섹터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시장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는 "수익이 특정 종목에 집중될수록 급격한 변동에 더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인 마이클 버리 역시 현재의 기술주 집중 현상을 "일어나기 직전의 끔찍한 교통사고 현장"에 비유하며 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향후 시장의 향방은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 지속 여부와 반도체 재고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전략가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현 수준에서 2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가 안정화되거나 반전되는 시점이 반도체 분야의 대규모 조정이 시작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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