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호남 지지율 14.3%p 급락한 민주당, 5·18 맞아 '내란청산'으로 집토끼 결집 총력

김영 기자
호남 지지율 14.3%p 급락한 민주당, 5·18 맞아 '내란청산'으로 집토끼 결집 총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을 맞아 광주를 찾아 '내란청산'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호남 지역 지지율이 일주일 사이 14.3%p 급락하며 50%대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갈등에 따른 민심 이반이 현실화되자, 야당과의 대립 전선을 선명히 해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이번 광주 방문은 단순한 기념식 참석을 넘어 공천 잡음으로 흔들리는 텃밭 민심을 수습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의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 대비 14.3%p 하락한 57.2%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과 당내 갈등이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광주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5·18 정신을 계승한 내란 세력 심판론을 강력히 제기하며 지지층의 감성을 자극했다. 정 위원장은 비상계엄 내란을 극복한 힘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나왔음을 강조하며, 현재도 내란 옹호 세력이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5·18과 6월 항쟁이 없었다면 지금의 헌법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승리의 역사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골자로 한 개헌안이 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된 점을 정략적 공격 지점으로 삼았다. 한병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의 반대로 개헌이 현실화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당 차원에서 조속히 개헌을 재추진해 오월 정신을 헌법에 반드시 수록하겠다고 공언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여당이 민주적 선거제도를 개헌 방해의 구실로 악용했다며 국민적 심판을 촉구하는 등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당 지도부의 결집 호소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는 공천 갈등으로 인한 균열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정 위원장의 전북 방문 당시에는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의 제명 처분에 항의하는 당원들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공천 후유증이 실재함을 보여줬다. 김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으로 제명된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며 민주당의 단일대오 전선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여론조사의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 하락세는 특정 연령과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호남 거주 응답자 102명의 반응은 당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오차 범위와 신뢰 수준을 고려할 때, 14.3%p라는 하락 폭은 당 지도부에 실질적인 위기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내란청산' 프레임이 호남 민심을 완전히 돌려세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같은 날 광주를 찾아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으며, 개헌 무산의 책임을 오롯이 여당에 전가하는 것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개헌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의 정당한 정책적 이견이 존재했음에도 이를 '내란 옹호'와 결부시키는 것은 과도한 프레이밍이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정청래 위원장은 호남 발전을 위한 경제적 보상책을 제시하며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호남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호남 발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으로 반드시 호남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것이 정 위원장의 설명이다. 특히 전남과 광주가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전략의 첫 번째 성공 모델이 되어야 한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지 회복 의지를 피력했다.

향후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 지역의 공천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고 오월 정신을 앞세운 정체성 강화를 지속할 전망이다. 지도부는 5·18 민주묘지 참배와 기념식 참석을 통해 당의 뿌리가 호남에 있음을 재확인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번 선거가 중앙 정치의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민주당이 호남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전체 지방선거 승패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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