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던 달러-원 환율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진척 기대감에 힘입어 야간 거래에서 1,490원대 초반으로 하락 마감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7.90원 내린 1,492.90원을 기록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선을 하회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매체를 통해 보도된 이란의 핵 동결 제안이 달러인덱스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원 환율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조짐에 따라 급등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때 1,506.9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란의 종전 협상 수정안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을 확대해 1,49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며칠간 50원 이상 폭등했던 과열 양상이 진정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하며, 주간 거래 종가인 1,500.30원과 비교해도 7.40원 낮은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력 매체인 알 아라비야는 이란이 핵 해체 대신 장기적인 핵 동결을 골자로 하는 종전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수정안에 따르면 이란은 완전한 핵 시설 해체는 거부하되, 현재 보유 중인 약 400kg 규모의 농축 우라늄을 미국이 아닌 러시아로 이전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그동안 이란은 완전한 종전 선언이 선행되어야만 핵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이번 제안을 통해 협상의 물꼬를 튼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 시장은 이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전쟁 종식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동결 제안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켰고, 이는 연일 강세를 보이던 달러인덱스의 하락을 유도해 원화 가치 회복의 발판이 되었다. 특히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터져 나온 협상 진척 소식은 달러-원 환율의 숨 고르기를 유도하는 결정적인 트리거가 되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제안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시장의 낙관론을 경계하는 모습은 변수로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곧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특히 20년간의 우라늄 농축 중단 제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것에도 열려 있지 않다"며 단호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란의 수정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악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란의 제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군사적 선택지까지 포함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러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는 종전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임을 예고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국 통화 역시 중동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이며 교차적인 흐름을 보였다. 야간 거래 시간대 달러-엔 환율은 158.940엔을 기록했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1.16470달러 수준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8009위안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했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43.89원, 역외 위안-원 환율은 220.58원을 나타내며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뒷받침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의 장중 변동 폭은 고점과 저점 사이 14.00원에 달해 시장의 불안정성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의 통계를 합산한 야간 거래까지의 총 현물환 거래량은 224억 4천 700만 달러로 집계되어 활발한 손바뀜이 일어났음을 보여주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향후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와 군사적 움직임에 따라 환율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환율 하락은 실질적인 평화 정착보다는 기대감에 기반한 기술적 조정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란이 제시한 농축 우라늄의 러시아 이전 조건은 미국 입장에서 수용하기 까다로운 카드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기조가 유지되는 한 환율의 하방 경직성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외환 시장은 중동발 뉴스 플로우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1,490원선에서의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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