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출원된 3,074건의 사내 특허 중 혁신 기술 69건을 선정해 포상했다. 전고체 배터리 생산 기술과 자율주행 규제 대응 전략 등 핵심 분야의 지식재산권을 대거 확보하며 글로벌 R&D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R&D 부문 시상을 확대하고 해외 연구소의 참여를 독려하며 지식재산권 영토 확장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사내 연구원들의 창의적 발명을 독려하고 지식재산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26 발명의 날' 행사는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하며 그룹의 R&D 역량을 집결하는 핵심 장으로 자리 잡았다. 연구원들의 신기술 발명 출원을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장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행사는 글로벌 R&D 부문 등으로 시상 범위를 넓히고 현장 소통 프로그램을 강화해 연구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사내에서 출원된 발명 특허와 프로젝트는 총 3,074건에 달하며 이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우수 사례가 선정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양산 적용 특허 부문 58건, 우수 특허 부문 9건, 사내 특허 인큐베이팅 활동인 우수 i-LAB 부문 2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을 넘어 실제 차량 양산에 적용 가능하거나 미래 핵심 기술로의 가치가 입증된 성과들이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이 안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산 적용 특허 부문에서는 실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차량 운영 효율을 높이는 기술들이 주목받았다. 무취 미생물을 포함하는 냄새 방지용 조성물을 개발한 이태희 책임연구원과 차량용 배터리 냉각 시스템을 고안한 김재연 연구위원이 대표 시상자로 나섰다. 이러한 기술들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과제인 배터리 열관리와 실내 쾌적성 향상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질서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관점에서도 실제 매출과 연결될 수 있는 실용적 특허의 확보는 기업 가치 제고의 핵심 요소다.
우수 특허 부문 심사는 특허성, 기술 개발 선행도,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삼아 최우수상 2건과 우수상 2건 등을 선발했다. 최우수상에는 강동훈 책임연구원의 DCAS(Driver Control Assistance System) 규제 항목을 고려한 차로 변경 전략과 신승호 책임연구원의 연료전지 차량 열화 성능 회복 운전 방법이 선정되었다.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의 법규 대응력을 높이고 수소연료전지의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표준을 선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법치와 규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적 포석이 돋보인다.
글로벌 R&D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신설된 해외 연구소 부문에서는 미국기술연구소(HATCI)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에롤 도안 쉬머 등이 개발한 원거리 트레일러 감지 및 경로 계획 시스템이 수상하며 북미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기술 개발 능력을 입증했다. 이는 현대차·기아가 한국 본사를 중심으로 전 세계 연구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지식재산권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특허 분쟁에 대비하고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사내 특허 인큐베이팅 활동인 i-LAB 부문에서는 총 204건의 활동 중 미래 배터리 기술과 관련된 과제들이 최고 평가를 받았다.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알고리즘 고도화 개발과 리튬이온 및 전고체 배터리 생산기술 등 2건이 최우수상을 수여받았다. 전고체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며 차세대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만큼 관련 생산 기술의 확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구 단계에서 머물지 않고 실제 생산 공정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제조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앞으로도 연구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고 이를 실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 내부의 혁신 동력을 외부로 분출하여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경영 철학을 반영한다. 연구원 개개인의 창의성이 조직의 자산으로 치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너지가 현대차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의 양적 팽창뿐만 아니라 질적 고도화를 꾀하는 포괄적 R&D 전략이 실행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방대한 특허 출원이 실제 상용화와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비율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천 건에 달하는 특허 유지 비용과 관리 부담이 기업의 재무적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는 논리다. 단순히 출원 건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장의 수요와 기술 트렌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의 재편이 향후 과제로 남는다. 기계적 중립 관점에서 볼 때 특허의 양적 성장이 반드시 질적 우위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행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전환기에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대거 공개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자율주행, 전고체 배터리, 수소 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의 기술적 해자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향후 이러한 특허 기술들이 실제 차량에 탑재되어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지식재산권을 자산화하는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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