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수도권 주택경기 전망 일제히 하락, 금리·세제 압박에 시장 관망세 심화

정휘 기자
수도권 주택경기 전망 일제히 하락, 금리·세제 압박에 시장 관망세 심화
©연합뉴스

 

수도권 주택사업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이 대출 금리 인상과 세제 강화 우려로 인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의 지수가 동반 하락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반면, 비수도권은 산업 호조와 기저효과에 힘입어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였다.

주택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수도권의 주택 경기 전망이 금융 비용 상승과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 달 만에 다시 악화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5월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에 따르면, 수도권 지수는 전월 대비 5.3포인트 하락한 72.9를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전국 지수가 지방의 반등에 힘입어 전월 대비 13.9포인트 상승한 77.6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으로, 핵심 시장인 수도권의 위축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하락세는 주택 시장의 관망세를 더욱 짙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의 전망지수는 82.5로 전월 대비 5.3포인트 하락했으며, 경기도는 8.5포인트 급락한 68.4를 기록해 수도권 내에서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인천 역시 2.2포인트 떨어진 67.8로 조사되어 수도권 전역에서 사업 환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지수가 하락한 배경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실질적인 금융 비용 부담 가중이 자리 잡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의 종료 가능성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이 약화된 결과다.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정책적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어 사업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대외 변수 악화도 주택 사업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경제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건설 원가 부담이 급격히 상승해 신규 사업의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대외적 불안 요소는 사업자들이 공급 물량을 조절하거나 사업 시기를 늦추는 원인이 되어 시장의 활력을 저해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은 수도권과 달리 전망지수가 18.0포인트 상승한 78.6을 기록하며 지표상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광역시는 평균 20.0포인트 오른 82.8을 기록했으며, 도 지역 역시 16.3포인트 상승한 75.4로 조사되어 지방 주택 시장의 회복 기대감을 반영했다. 특히 울산이 25.8포인트 상승한 84.6, 대전이 25.5포인트 상승한 86.6을 기록하는 등 주요 도시의 지수 반등이 두드러졌다.

부울경 지역의 경우 주력 산업의 업황 개선이 주택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과 경남 지역은 조선 및 자동차 산업의 호조세가 지역 경제를 견인하며 주택 매매량이 증가하는 등 실질적인 시장 회복 신호가 감지됐다. 경남은 전월 대비 29.4포인트 급등한 90.9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전망치를 나타내며 산업 기반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충북과 강원 등 기타 도 지역에서도 대폭적인 지수 상승이 관측되었으나 이를 완전한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충북은 29.6포인트 상승한 75.0, 강원은 21.7포인트 상승한 80.0을 기록했으나, 이는 과거 전월세 지수 하락 폭이 컸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이번 상승은 시장의 펀더멘털 강화보다는 극심했던 침체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의 수치적 반등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택 시장의 자금 조달 여건은 정부의 지원 정책 영향으로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전국 자금조달지수는 전월 대비 6.9포인트 상승한 73.0으로 전망되었는데,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료 할인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특례 연장 조치 등이 반영된 결과다. 금융권의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지만 정책적 보완책이 사업자들의 자금난 우려를 일부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건설 현장의 필수 요소인 자재 수급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어 사업자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자재수급지수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우려로 인해 전월 대비 12.5포인트 하락한 67.1에 머물렀다. 공사비 상승 압박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재 조달마저 어려워질 경우 주택 공급 일정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방의 지수 반등이 착시 현상에 불과하며 수도권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의 규제 완화 속도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방의 일시적 반등만으로는 전체 경기를 견인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세제 압박이 지속될 경우 주택 공급 생태계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수도권 주택 시장은 대출 금리와 세제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어 사업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라며 "지방의 상승세 역시 기저효과와 특정 산업 호조에 기인한 측면이 커 시장 전체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질서 회복을 위해 과도한 세제 규제를 합리화하고 공급 원가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주택 시장은 금리 경로와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방향에 따라 변동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수도권의 관망세가 장기화될 경우 신규 분양 시장의 위축과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업자들은 보수적인 자금 운용을 유지하는 한편, 원자재 가격 변동과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사업 시기를 조율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도권#주택경기#전망#일제히#하락
수도권 주택경기 전망 일제히 하락, 금리·세제 압박에 시장 관망세 심화 : 경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