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연안여객선 전기차 화재 원천 차단…해수부·HD현대 등 민관 합동 안전망 구축

이성경 기자
연안여객선 전기차 화재 원천 차단…해수부·HD현대 등 민관 합동 안전망 구축
©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민간 기업 및 유관 기관과 손잡고 연안여객선의 화재 안전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다. 이번 협약은 최근 급증하는 전기차 화재 등 선박 내 신종 화재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해상실증과 조기 탐지 기술 도입을 통해 선박 안전 관리 체계의 국제 표준화를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해양수산부가 민간 및 공공 부문과 협력하여 연안여객선의 화재 안전을 원천적으로 강화하는 기술 실증에 나선다. 해수부는 오는 20일 한국해운조합 및 HD한국조선해양과 연안여객선 화재 안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선박 내 화재 사고의 대형화를 막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기술 협력을 골자로 한다.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에 따른 선박 내 화재 위험성 증가는 이번 협약 추진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결함이나 충격으로 인한 화재는 기존 소화 방식으로는 진압이 어려워 선박 안전의 새로운 위협 요소로 부상했다. 해수부는 이러한 신종 화재 위험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민관 합동의 대응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국해운조합과 HD한국조선해양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선박 화재 대응 기술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한국해운조합은 연안여객선 운영의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맞춤형 안전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력을 투입하여 화재 탐지 및 방재 시스템의 고도화를 담당한다.

해상실증 대상 선박 선정은 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검증하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가 될 전망이다. 협약 기관들은 실제 운항 중인 연안여객선을 대상으로 실증 선박을 선정하여 최첨단 화재 대응 장비를 설치한다. 실제 해상 환경에서 장비의 작동 여부와 효율성을 점검함으로써 이론과 현장의 간극을 좁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화재 조기 탐지 시스템의 도입은 선박 안전 관리의 패러다임을 사후 진압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 열화상 카메라와 지능형 센서를 활용한 조기 탐지 기술은 화재 발생 초기에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핵심 수단이다. 설치된 장비들은 실시간으로 선박 내부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이상 징후 포착 시 즉각적인 경보를 발령한다.

안전관리 체계의 강화는 기술 도입을 넘어 제도적 완결성을 갖추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해수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도출된 데이터와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선박 화재 안전 기준을 재정비한다. 이는 단순한 권고 사항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법적·제도적 안전판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민간의 첨단 기술과 정부의 정책 의지가 결합하여 선박 안전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 화재와 같은 고위험 사고에 대해 세계적인 수준의 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민관 협력이 기술 국산화와 안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기술의 국제 표준화는 국내 조선 및 해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한국이 주도하는 화재 안전 기술이 국제해사기구(IMO) 등에서 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관련 장비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해양 안전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신규 기술의 보급 확산은 대형 여객선부터 중소형 연안 선박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실증을 통해 검증된 장비와 운영 시스템은 향후 전국 연안여객선에 순차적으로 적용되어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정부는 기술 도입에 따른 선사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첨단 장비 설치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과 기존 선박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노후 선박의 경우 최신 시스템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보수 작업이 필요하며 이는 중소 선사들에게 경영상 부담이 될 수 있다.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장의 고충을 수렴하는 세밀한 정책 설계가 수반되어야 한다.

향후 해수부는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해상 교통 안전 전반에 걸친 혁신을 지속할 계획이다. 기술의 고도화와 더불어 선원들의 화재 대응 교육을 강화하여 인적 과실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최소화한다. 민관의 긴밀한 협력은 대한민국 연안여객선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해상 교통수단으로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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