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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한산모시’의 현대적 변주... 제36회 문화제 6월 12일 개막

이성경 기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한산모시’의 현대적 변주... 제36회 문화제 6월 12일 개막
©연합뉴스

 

1,500년 역사를 지닌 한산모시의 전통과 미래를 잇는 제36회 한산모시문화제가 오는 6월 12일부터 사흘간 충남 서천군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개최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전통 직조 기술의 보존을 넘어 MZ세대와 교감하는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충남 서천문화관광재단은 지역 핵심 자산인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제36회 한산모시문화제의 세부 실행 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이번 축제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산모시 제조 기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현대적 문화 콘텐츠로 승화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 재단은 오는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이어지는 행사 기간 동안 한산모시관 일원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1,500년을 이어온 한산모시의 생명력을 확인하는 이번 행사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문화 자산의 산업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지향한다.

올해 축제는 '한산모시, 오래된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전면에 배치한다.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모시의 소리' 프로그램은 모시짜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감각소리(ASMR)를 배경으로 야외 요가를 즐기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시각 중심의 관람에서 벗어나 청각과 촉각 등 오감을 활용해 전통문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도로 평가받는다. 청년 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한 이러한 기획은 전통 축제가 가진 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방문객의 외연을 확장하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전통의 원형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핵심 프로그램들 역시 예년보다 내실 있게 구성되어 축제의 중심축을 형성한다. 저산팔읍 길쌈놀이와 미니베틀짜기 체험은 한산모시가 가진 공동체적 가치와 정교한 수작업의 미학을 방문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산모시학교와 한산모시 패션쇼는 교육적 효과와 예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충족시키며 국가 무형문화재로서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전수자와 관람객이 상호작용하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무형유산의 자생적 생태계 구축에 기여한다.

축제의 대중적 흥행을 견인하기 위한 화려한 공연 라인업과 야간 콘텐츠 역시 방문객들의 기대를 모으는 요소 중 하나다. 개막 축하 공연에는 가수 이찬원, 걸그룹 하이키, 박민수 등이 출연하여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행사 이튿날에는 서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자전거 탄 풍경'이 협연하는 '바람음악회'가 열려 초여름의 정취를 더하며 축제의 열기를 고조시킨다. 대중문화와 클래식, 그리고 전통이 어우러지는 공연 구성은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을 서천으로 유입시키는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한다.

서천문화관광재단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역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전략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천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한산모시의 전통과 우수성을 살리는 동시에 청년 세대와의 만남을 통해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 자산의 산업화와 관광 자원화를 통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 경제 내에서 문화유산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재단 측은 철저한 안전 관리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방문객 만족도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산모시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충남 서천의 경제를 지탱해 온 핵심 산업이자 국가적 자부심이 담긴 문화 자산이다. 1,500년의 세월 동안 전승되어 온 직조 기술은 단순한 수공예를 넘어 한국인의 끈기와 예술성을 상징하는 지표로 기능해 왔다. 이번 문화제는 이러한 역사적 무게감을 유지하면서도 급변하는 문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한산모시의 새로운 용처를 탐색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법고창신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을 현대적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하려는 시도는 문화유산의 자생력을 확보하는 유의미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축제의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 가수 중심의 공연 편성이 자칫 전통문화의 본질적인 가치를 희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연예인 섭외를 통한 단기적인 집객 효과도 중요하지만, 한산모시 제조 인력의 고령화 문제 해결과 전수 교육 시스템 강화라는 근본적인 과제에 더 많은 자원 배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축제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전통 기술 보존의 실질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와 중앙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더욱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계적 중립성을 지키며 전통의 원형 보존과 현대적 변용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향후 축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다.

한산모시문화제는 향후 유네스코 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6월 12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통의 고수와 혁신적 변화 사이의 접점을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천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한산모시가 가진 경제적·문화적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다는 구상이다. 방문객들은 초여름의 서천에서 1,500년의 시간을 견뎌온 한산모시가 어떻게 미래 세대와 연결되고 진화하는지를 목격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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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한산모시’의 현대적 변주... 제36회 문화제 6월 12일 개막 : 기업/산업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