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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보다 임대가 낫다" 서울 청년 공공임대 살면 결혼 확률 169% 폭증

윤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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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청년층이 자가 소유보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할 때 결혼과 출산에 훨씬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세 이하 공공임대 거주자의 결혼 확률은 자가 거주자 대비 169.2% 급증하며 주거 안정성이 저출생 해결의 핵심 열쇠임을 입증했다. 과도한 대출을 통한 무리한 내 집 마련이 오히려 인구 구조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울 청년들이 자가 소유보다 임대주택에 거주할 때 결혼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는 국토정책브리프 제1063호 '인구구조 전환에 따른 부동산시장 영향과 향후 과제'를 통해 주거 점유 형태가 인구 구조 변화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시 주거실태조사 미시자료를 기반으로 임차 거주가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공공임대주택 거주는 청년층의 결혼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30세 이하 청년이 공공임대에 거주할 경우 결혼 확률은 무려 169.2%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효과는 점차 감소하여 35세 이하에서는 57.3%, 40세 이하에서는 40.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초기 자산이 부족한 청년기일수록 공공의 주거 지원이 결혼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압도적임을 보여준다.

민간임대 주택 역시 결혼 확률을 높이는 효과를 보였으나 공공임대보다는 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민간임대 거주 시 결혼 확률은 전체적으로 16.4%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40세 이하에서 18.6%, 40세 초과에서 17.1%의 유의미한 수치가 도출되어 청년층보다 중장년층에서 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민간 임대 시장이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공공의 안정성에는 미치지 못함을 시사한다.

반면 서울에서 자가 주택을 소유하고 거주하는 것은 오히려 결혼 확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자가 거주자의 결혼 확률은 임대 거주자 대비 약 19.2%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35세 이하에서 26.2%, 40세 이하에서 23.9%, 40세 초과에서 18.1%의 감소율을 보이며 주택 구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결혼의 장애물이 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무리한 대출을 통한 자가 마련이 생애 주기상 필수적인 가족 형성을 지연시키는 셈이다.

주거 점유 형태는 결혼뿐만 아니라 출산 결정에도 서로 다른 양상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임대 거주 가구는 자가 거주 가구와 비교했을 때 모든 자녀 수 구간에서 출산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1자녀에서 3자녀 이상에 이르기까지 자녀 수가 많아질수록 공공임대의 출산 장려 효과는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공공임대주택이 다자녀 가구의 주거 안전망으로서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민간임대 주택의 경우 공공임대와는 상반되게 출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임대 거주 가구는 자가 거주자보다 출산 가능성이 작았으며 자녀 수가 늘어날수록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심화됐다. 이는 민간 임대 시장의 높은 주거비 부담과 불안정한 거주 기간이 양육 환경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민간 임대는 결혼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출산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취약한 구조를 보인다.

주택의 물리적 공간 크기 역시 출산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환경적 요인으로 꼽혔다. 공공임대주택의 출산 효과는 거주 면적이 넓을수록 더욱 강화되는 특징을 나타냈다. 반대로 민간임대주택은 거주 면적이 좁을수록 출산 가능성이 급격히 약화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자녀를 양육하기에 적합한 적정 주거 면적의 확보가 출산율 제고의 필수 조건임을 의미한다.

자산 형성 측면에서는 임대주택 중심의 주거 정책이 청년층의 장기적인 부의 축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자가 소유는 주거 안정과 동시에 자산 가치 상승을 통한 노후 대비 수단이 되지만 임대는 비용 지출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질서의 관점에서 볼 때 공공의 개입이 민간 주택 시장의 활력을 억제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처럼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과도한 대출로 자가를 마련할 경우 결혼과 출산 등 가족 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청년층의 실질적인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중대형 공공임대 주택의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주거비 부담 완화가 혼인율 상승의 선결 과제라는 점에 입을 모으고 있다.

향후 정부는 단순한 공급 물량 확대를 넘어 가구 구성원의 변화에 맞춘 공간의 질적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인구 구조의 급격한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주거 점유 형태에 따른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시장의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부동산 정책 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공공임대의 질적 고도화와 민간 임대 시장의 안정화가 병행되어야만 인구 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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