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부산항-싱가포르 '해양 기술 동맹' 결성... K-스타트업 글로벌 실증로 열린다

윤근일 기자
부산항-싱가포르 '해양 기술 동맹' 결성... K-스타트업 글로벌 실증로 열린다
©연합뉴스

 

부산항만공사(BPA)가 싱가포르 해운항만 창업지원 전문기관인 'PIER 71'과 손잡고 국내 해양 스타트업의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싱가포르 항만 내 기술 실증(PoC)과 직접 투자 유치를 포함한 실효적 시장 진입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부산의 유망 창업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항만 인프라를 보유한 싱가포르를 발판 삼아 글로벌 해상 물류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싱가포르의 해운항만 분야 창업 지원 핵심 거점인 'PIER 71'과 공동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글로벌 협력 행사를 개최하며 기술 수출의 물꼬를 텄다. 이번 행사는 부산항만공사가 운영하는 해운물류 창업지원 플랫폼 '1876 부산'의 보육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획된 실무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양측의 협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 해운·물류 박람회(TOC ASIA 2025)'에서 구축된 네트워크가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구체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PIER 71은 싱가포르 정부와 국립대학교가 공동 설립한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글로벌 해양 혁신 생태계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직접 부산을 방문하여 지역 내 창업 기업들과 대면 협의를 진행함으로써 양국 간의 기술 협력 의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이 싱가포르의 선진화된 자본과 기술 검증 인프라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상시적인 소통 채널을 확보하게 되었다.

행사 첫날인 18일에는 PIER 71의 주요 관계자들이 부산항만공사 본사를 방문하여 파이시스소프트와 아이피엘엠에스 등 국내 유망 보육 기업들과 심도 있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기업이 보유한 스마트 항만 솔루션의 싱가포르 현지 적용 가능성과 기술 고도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특히 싱가포르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현지화 전략과 현지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어 참여 기업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둘째 날인 19일에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창업 육성 프로그램인 '스마트 포트 챌린지(Smart Port Challenge, SPC)' 설명회가 개최되었다. SPC는 해양 및 항만 분야의 혁신 과제를 스타트업의 첨단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기업에게는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지원금 지급은 물론 싱가포르 현지 항만에서의 기술 실증 기회와 글로벌 벤처 캐피털의 투자 연계가 패키지로 제공되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앞으로도 부산항만공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부산의 유망 창업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그 역량을 증명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대외 인프라를 민간 기업의 성장을 위한 마중물로 활용하여 국가 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부산항만공사는 향후에도 싱가포르를 포함한 주요 글로벌 항만 거점과의 협력을 확대하여 국내 기술의 세계 표준화를 선도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싱가포르의 엄격한 기술 표준과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치열한 기술 경쟁이 국내 소규모 스타트업에게는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싱가포르 시장은 전 세계의 혁신 기술이 집결하는 경연장인 만큼 단순한 기술 보유를 넘어선 현지 시장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정교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 협력이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 기술 혁신과 더불어 정부 및 공공기관의 지속적인 사후 관리와 지원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부산항만공사와 PIER 71의 협력은 부산항의 디지털 전환과 국내 해양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간의 기술 교류가 활성화될수록 국내 해운물류 산업의 기술 자립도는 높아지고 세계 시장에서의 발언권 또한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글로벌 해양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축으로서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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