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재명-다카이치 안동 선언, ‘공기밀착 공급망’ 강화와 중동 평화 공조 공식화

음영태 기자
이재명-다카이치 안동 선언, ‘공기밀착 공급망’ 강화와 중동 평화 공조 공식화
©연합뉴스

 

대한민국과 일본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해 반도체와 핵심 광물을 포함한 경제 안보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중동 지역의 분쟁 종식과 평화 회복이 세계 경제 안정에 필수적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한일 양국 정상이 경북 안동에서 만나 경제 안보와 글로벌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전략적 공조를 공식화하며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의 새 장을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공동 대응과 중동 평화 회복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핵심 골자로 하는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양자 관계 개선을 넘어 글로벌 현안에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공급망 협력 확대는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는 국제 무역 질서 속에서 양국의 산업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양국은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핵심 소재와 부품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여 시장 질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와 평화 회복을 위한 공조는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양국 정상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원의 수입 비중이 높은 한일 양국에게 중동의 안정은 국내 물가 관리와 산업 가동률 유지에 필수적인 선결 과제다. 양국은 국제 사회와 협력하여 중동 내 무력 분쟁의 조속한 종식을 촉구하고 인도적 지원과 재건 사업에서도 보조를 맞추기로 의견을 모았다.

안동이라는 상징적 장소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전통적 가치와 미래 기술이 공존하는 배경 속에서 양국의 신뢰 회복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격식을 갖춘 환담과 실무 회의가 이어진 이번 일정은 셔틀 외교의 복원을 넘어 양국 관계의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이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경제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합의가 가져올 실질적인 경제 효과에 주목하며 민간 차원의 협력 확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과 한국의 제조 역량이 결합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간 기업 간의 기술 교류와 공동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는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국의 협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된 국내 여론의 향방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경제적 실익 중심의 접근이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얻지 못할 경우 정책 추진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 안보의 성과가 일반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안동 선언이 한일 관계의 패러다임을 '관리'에서 '창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한일 양국의 협력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이번 합의는 양국이 경제 공동체로서의 인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는 법치와 시장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향후 양국은 실무급 협의체를 가동하여 공급망 협력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하고 중동 평화 기여를 위한 공동 선언문 채택 등 후속 조치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에너지 수급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상 대응 매뉴얼을 공동으로 수립하는 등 위기 관리 능력을 제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 사항들은 향후 양국 관계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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