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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산정 기준 두고 '평행선'…중노위 2차 조정 정회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산정 기준 두고 '평행선'…중노위 2차 조정 정회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지급 기준과 재원 배분 비중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를 정회했다. 연봉의 50%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 폐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노사는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번 사태는 대형 사업장의 보상 체계 제도화를 둘러싼 노사 갈등의 단면을 극명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주관으로 열린 2차 사후조정 둘째 날 회의에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9일 오전부터 시작된 논의는 자정을 넘긴 20일 오전 0시 30분경 정회 결정이 내려졌다. 양측은 성과급 산정 방식의 투명성과 상한제 폐지라는 민감한 사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번 협상은 지난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진행된 1일차 회의에 이은 연속된 시도였다. 19일 오전 10시 재개된 2일차 회의 역시 14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으로 이어졌으나 양측의 간극은 여전히 컸다. 노사는 성과급 재원의 배분 비중과 이를 공식적으로 문서화하는 제도화 방안을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지속했다.

핵심 쟁점은 현재 연봉의 최대 50%로 설정된 성과급 상한선의 폐지 여부다. 노동조합 측은 경영 실적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위해 상한제 철폐와 배분 기준의 명확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맞서고 있다.

중노위가 중재에 나선 이번 2차 사후조정은 삼성전자 내 노사 관계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협상 테이블에 직접 마주 앉아 합의점을 모색했다. 양측 대표단은 정회 전까지 각자의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 극한의 심리전을 전개했다.

성과급 재원 배분 비중의 제도화 역시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 중 하나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인 산식과 재원 규모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사측의 경영 원칙과 충돌하며 협상의 진척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었다.

협상 과정에 정통한 한 노동계 전문가는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이라는 예민한 보상 체계를 두고 전례 없는 수준의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각자의 입장 차이가 워낙 뚜렷해 공통분모를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인내심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이번 노사 협상 결과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임금 및 보상 체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 요구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공정 보상 심리와 맞물려 사회적 화두로 부상했다. 시장 질서와 기업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경영계의 우려와 노동권 강화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과도한 인건비 상승을 초래해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보상 체계에 매몰된 갈등이 조직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합리적인 수준의 타협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노사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기업은 경영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실천하되, 노조 역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요구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협상은 단순한 임금 조정을 넘어 한국형 노사 모델의 성숙도를 시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중노위는 향후 노사 양측의 입장을 추가로 청취한 뒤 조정 재개 여부와 구체적인 일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막판 타결에 성공할 경우 산업계 전반의 노사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결렬 시에는 쟁의 행위 등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협상 결과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실적 반등 여부와 맞물려 성과급 문제는 구성원들의 사기와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노사 양측이 정회 기간 동안 어떤 대안을 마련해 다시 테이블에 앉을지가 향후 정국의 핵심이다.

결국 이번 사태의 종결은 노사가 얼마나 서로의 경영적, 생존적 한계를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가 직면한 글로벌 위기 상황을 공유하며 상생의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은 이번 협상이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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