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최근 합동참모본부에 한국형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을 위한 소요제기서를 제출하며 전력 증강을 위한 공식 행보에 돌입했다. 군 당국은 이달 중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소요결정을 마무리하고, 2030년대 중반까지 5,000톤급 이상 핵잠 4척 이상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달 말 구체적인 건조 타임라인을 담은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추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해군이 합동참모본부에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요청하는 소요제기서를 공식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무기체계 도입의 첫 단계인 소요제기를 통해 국가 전략자산 확보를 위한 행정적 절차를 본격화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합참은 해군의 요청안을 바탕으로 요구 성능과 운용 개념, 소요 대수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달 중 합동참모회의를 소집해 핵잠수함의 소요결정 안건을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 소요결정이 확정되면 선행연구와 사업 타당성 조사, 재정당국과의 총사업비 협의 등 후속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해 도입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핵잠 특별법' 입법도 병행 추진하며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군 당국은 배수량 5,000톤급 이상의 핵잠수함을 2030년대 중반 이후 최소 4척 이상 실전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다만 이번 소요제기 과정에서 변화된 작전 환경과 기술적 진보를 반영하여 구체적인 배수량이나 도입 물량이 일부 조정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군은 보안상의 이유로 상세한 소요제기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핵추진잠수함 확보는 지난 1990년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논의되어 온 우리 군의 오랜 숙원 사업이자 전략적 과제다. 여러 차례의 추진과 좌절을 반복했으나,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도입에 전격 합의하며 동력을 얻었다. 이번 조치는 정상 간 합의를 실질적인 군사력 건설로 연결하는 실행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달 말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해당 계획에는 한국의 독자적인 건조 원칙과 구체적인 공정 일정, 국제 사회의 핵 비확산 체제 준수에 대한 입장 등이 포괄적으로 담긴다. 이는 대내외에 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업의 본격화에도 불구하고 핵심 동력원인 농축 우라늄 등 핵연료 확보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 있다. 현행 체제하에서 군사적 목적의 핵물질을 이전받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고도화된 협상과 별도의 군사적 핵물질 이전 협정 체결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한미 간 논의가 쿠팡 문제 등 경제 현안에 집중되면서 핵물질 이전 관련 협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의원은 정부의 선제적인 설명 부족과 핵심 난제 해결 의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강 의원은 "최근 한미 정상 간 통화와 국방장관 회동 등 중요한 협의가 있었지만, 정작 핵연료 확보 방안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선결 조건인 핵연료 확보 방안부터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국정 운영의 순서"라고 강조했다.
방위산업 전문가들은 핵잠수함 도입이 단순한 전력 증강을 넘어 국가 해양 안보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재정 운용의 효율성과 기술적 자립도를 높이는 전략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특히 농축 우라늄 자급 체계 구축이나 한미 원자력 협정의 틀 내에서의 창의적 해법 등 법적·제도적 장벽을 넘어서는 정교한 외교력이 요구된다.
합참의 소요결정과 정부의 기본계획 발표가 마무리되면 한국형 핵잠수함 사업은 체계개발 단계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군은 전력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국내 방산 역량을 총동원하고 연구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과의 핵연료 협상 결과와 특별법 제정 여부가 사업의 최종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방부와 해군은 이번 사업이 국가 안보의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철저한 보안과 투명한 절차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핵추진잠수함은 잠항 능력과 속도 면에서 기존 디젤 잠수함을 압도하며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핵심적인 억제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달 말 발표될 기본계획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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