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와 연계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등 핵심 안보 합의가 미국 실무그룹의 방한을 기점으로 실질적 이행 단계에 진입한다. 양국 외교차관은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JFS)의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해 수주 내로 미국 범정부 대표단을 서울에 파견하고 양자 실무그룹을 공식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는 통상 이견과 국제 정세 변화로 지체되었던 양국 간 전략적 자산 협력이 마침내 물꼬를 텄음을 의미한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회담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의 속도감 있는 이행을 확약했다. 양측은 안보 분야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수주 내로 미국 측 범정부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하고 양자 실무그룹을 공식 출범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이는 작년 10월 정상 간 합의 이후 지지부진했던 실질 협상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하며 향후 양국 관계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 역시 후커 차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시 도출한 합의를 계속해서 이행하기 위한 양자 실무그룹 출범을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방한은 단순히 상견례 성격에 그치지 않고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등 민감한 안보 현안을 다루는 실질적인 협상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대표단 방한을 계기로 그간 정체되었던 안보 분야의 실무적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안보 분야 합의의 핵심은 한국 정부가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국으로부터 확보한 전략적 자산 운용 권한이다. 여기에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 지원을 비롯하여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한국의 에너지 및 국방 안보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사안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0월 합의한 이 사안들은 한국의 중장기 국가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간 양국 간 실질적인 협상이 지연된 배경에는 이란 전쟁과 미중 정상회담 등 한국 정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대외적 변수들이 존재했다. 안보 합의를 논의할 미국 국무부와 에너지부의 핵심 당국자들이 이란 핵 협상과 백악관의 미중 회담 준비에 우선 투입되면서 한국과의 협의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당초 올해 초로 예정되었던 미국 대표단의 방한이 수개월 지연된 것은 이러한 행정적, 정치적 자원의 분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측은 안보 합의 이행의 전제 조건으로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와 통상 환경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미국 기업들에 대한 공정한 대우 보장과 시장 접근 장벽의 신속한 해결을 강조하며 한국 내 쿠팡의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대응 방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안보 협력을 단순한 군사적 동맹 차원을 넘어 자국 경제 실익과 연계하려는 철저한 상업적 현실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후커 차관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 및 산업 파트너십의 진전을 기대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미국은 여전히 한국의 비관세 장벽 완화와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구체화가 안보 협의의 속도를 결정할 핵심 열쇠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기류는 향후 출범할 실무그룹 협상 과정에서도 한국 측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러한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오는 6월 18일 시행되는 대미투자특별법을 기점으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통상 당국은 이미 미국 측에 이러한 일정을 상세히 설명했으며 현재까지는 미국 측도 해당 일정에 대해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 발표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하거나 쿠팡 사태와 같은 돌발적인 통상 마찰이 재현될 경우 안보 협의는 언제든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위험이 상존한다.
미국 조야에 뿌리 깊게 박힌 비확산 기조 역시 안보 합의 이행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합의와 달리 미국 내 전문가 그룹과 관료들은 한국의 원자력 기술 확산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핵무기 개발 잠재력을 경계하며 안보 합의의 세부 이행 과정에서 엄격한 감시와 제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정부가 협상 속도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외 전쟁과 경제적 요인으로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조기 레임덕이 현실화될 수 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의 동력이 상실된다면 어렵게 이끌어낸 안보 합의 자체가 미국 의회나 차기 행정부에 의해 재검토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킥오프 회의는 단순한 상견례를 넘어 실질적인 협상의 장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내에 안보 합의를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진전시킨다는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정권 교체나 정치적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합의의 구속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물밑에서 미국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실무그룹의 의제를 조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미국 대표단의 방한은 한미 동맹이 군사 안보를 넘어 경제와 기술이 결합된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진화하는 과정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한국은 약속한 투자 이행을 통해 신뢰를 증명해야 하며 미국은 기술 이전과 안보 지원이라는 상응하는 조치를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양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냉혹한 국제 질서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타협점을 찾아낼지가 이번 협상의 성패를 결정할 핵심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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