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라는 이중고를 맞으며 1퍼센트 넘게 급락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시장에서 회수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선을 돌파하며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의 중추인 코스피가 대외 악재에 흔들리며 전날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 출발하며 반등을 시도했으나, 개장 3분 만에 하락 전환한 뒤 장중 7,053.84까지 밀리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노출했다. 오전 9시 30분 기준 지수는 전장보다 74.08포인트 하락한 7,197.58을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가 지수 하락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 중에만 1조 1,1816억 원어치를 내다 팔며 10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4,481억 원과 6,98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미국 채권 시장발 금리 충격이 국내 증시의 유동성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현지 시간 19일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한때 5.197퍼센트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록적 폭등세를 보였다. 10년물 금리 역시 장중 4.687퍼센트까지 오르며 지난해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 글로벌 자산 배분의 재조정을 강요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공포심이 시장의 경계감을 극도로 높이고 있다. 20일 공개 예정인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매파적 기조가 확인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긴축 우려는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를 일제히 하락시켰으며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을 1,509원까지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 대부분이 대외 변수에 직격탄을 맞으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0.91퍼센트 오른 27만 8,000원에 거래되며 힘겹게 버티고 있으나, SK하이닉스는 1.09퍼센트 하락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도 각각 3.81퍼센트와 2.25퍼센트 하락하며 지수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종별로는 통신과 음식료 등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한 일부 섹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이 내림세다. 특히 전날 강세를 보였던 전기·가스 업종이 3.47퍼센트 급락하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증권과 금속 업종도 2퍼센트 이상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시장의 자금이 수익성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되면서 성장주 전반에 걸친 가격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 2.85퍼센트 급락한 1,053.46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인 알테오젠과 에코프로비엠이 동반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리는 가운데, 주성엔지니어링만이 14퍼센트대 강세를 보이며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냈다. 신규 상장한 마키나락스는 공모가 대비 300퍼센트 상승한 6만 원에 거래되며 얼어붙은 시장에서 이례적인 관심을 받았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의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술적 반등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시장의 붕괴를 막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대외 금리 변수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매수세가 추세 반전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채 금리의 고점 확인 전까지는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연준의 의사록 결과에 따라 증시의 추가적인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당분간 보수적인 관점의 시장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향후 증시는 미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와 국채 금리 추이에 따라 극심한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상장사들의 이자 부담 증가와 밸류에이션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며, 이는 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보다는 거시 경제 지표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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