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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총파업 D-1 전야, 중노위 조정안 수용 여부가 노사 운명 가른다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총파업 D-1 전야, 중노위 조정안 수용 여부가 노사 운명 가른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두고 성과급 지급 기준의 제도화를 둘러싼 최후의 담판에 돌입했다. 사측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최종 조정안에 대해 내놓을 답변이 협상 타결과 파업 돌입을 결정짓는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제2차 사후조정 3일차 회의를 재개하며 막판 협상에 나섰다. 이번 교섭은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 시작일인 21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노사 양측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사측이 중노위가 제시한 절충안에 대해 어떤 최종 입장을 내놓느냐에 따라 국내 최대 기업의 생산 차질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노사 양측의 핵심 쟁점은 연봉의 50%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의 폐지 여부와 구체적인 재원 배분 비율의 명문화다. 노동조합 측은 성과급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제도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기존 산정 방식의 전면적인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의 토대가 되는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명확한 산식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성과급 체계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중노위는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진 마라톤 협상이 자정을 넘기자 양측의 입장을 절충한 조정안을 마련해 제시했다. 조정을 맡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은 "여러 쟁점 중 가장 중요한 사안 하나에서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사측이 최종 입장을 정리해 오기로 한 만큼 오늘 회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노위의 이러한 중재 노력은 노사 간의 극단적인 대립을 막고 파업이라는 파국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안전장치로 풀이된다.

현장의 분위기는 엄중하며 노사 양측 교섭위원들은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저희는 종료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잘 협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 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 피플팀장 역시 사측 입장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짧은 답변을 남기고 회의장에 입장했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체계 논란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기업의 보상 체계 전반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실적 변동성이 커지면서 성과급 산정 방식의 공정성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되었다. 노조는 성과급이 단순한 보너스가 아닌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서 제도적 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수진을 친 상황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경영권의 고유 영역인 보상 체계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의 지불 능력과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성과급 제도화는 자칫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켜 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 효율성과 법치주의적 노사 관계를 중시하는 보수적 시각에서는 노조가 파업을 지렛대 삼아 무리한 요구를 관철하려 할 경우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장 질서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노사 양측이 감정적 대응보다는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인 타협점을 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번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유례없는 대규모 파업 사태에 직면하게 되며 이는 국가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반도체 라인 가동 등 핵심 공정에서의 차질이 불가피하며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의 신뢰도 하락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노사가 극적인 합의점을 찾아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이 기업 가치 제고와 대외 신인도 확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향후 전개 방향은 이날 오후 늦게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중노위의 조정안 수용 여부가 최종 변수가 될 예정이다. 만약 사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고 노조가 이를 전격 수용한다면 총파업 예고는 철회되고 노사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반대로 협상이 무산될 경우 21일부터 시작되는 파업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경영 전략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이번 사태의 종지부는 노사 양측이 얼마나 유연한 태도로 중재안을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가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노사 모두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 세종에서 열리는 최후의 담판 결과에 국내 산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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