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미 고금리 쇼크에 외국인 '셀 코리아' 가속... 코스피 장중 7100선 붕괴하며 변동성 극대화

윤근일 기자
미 고금리 쇼크에 외국인 '셀 코리아' 가속... 코스피 장중 7100선 붕괴하며 변동성 극대화
©연합뉴스

 

코스피가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라는 이중고를 맞으며 장중 7,100선 아래로 추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유지하며 1조 7,000억 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냈고, 이에 지수는 하락 전환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형국이다. 개인과 기관이 합산 1조 7,000억 원 규모의 저가 매수에 나서며 지수 방어에 주력하고 있으나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시장을 압도하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의 중추인 코스피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방향성을 상실한 채 요동치고 있다. 2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2.86포인트(0.73%) 오른 7,324.52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개장 직후 하락으로 급선회하며 장중 한때 7,053.84까지 밀리는 등 극심한 혼조세를 연출했다. 오전 11시 5분 기준 지수는 전날보다 35.57포인트(0.49%) 내린 7,236.09를 기록하며 하락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이탈세가 시장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1조 7,704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10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증시의 유동성을 빠르게 흡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9,672억 원과 7,714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받아내고 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해외 시장에서 전해진 고금리 공포가 국내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한때 5.197%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10년물 금리 역시 장중 4.687%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러한 금리 급등은 자산 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를 일제히 하락세로 몰아넣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시장의 경계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유동성 회수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장중 3% 넘게 급락하며 불안감을 노출한 것도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성과급 및 파업 여부를 둘러싼 노사 간의 최종 담판이라는 내부 변수 속에서도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삼성전자는 장중 오르내림을 거듭하다 1.45% 상승한 27만 9,500원에 거래되며 힘겨운 지수 방어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혼조세를 보이다가 1%대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반도체 업종 내에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려 애쓰는 모양새다.

업종별로는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한 통신 섹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날 강세를 보였던 전기·가스 업종이 4.25% 하락하며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고 금속, 증권, 오락·문화 등도 2~3%대 하락하며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을 대변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5.18% 오르며 선전하고 있으나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1.32%, 2.88% 하락하며 고전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변동성 장세가 매크로 불확실성에 기인한 것이며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지속과 차익 실현, 글로벌 금리 급등, 중동발 분쟁 지속 등 매크로 불확실성 속에서 경기 방어 성격이 강한 통신 섹터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코스닥 시장의 상황은 유가증권시장보다 더욱 엄중하여 지수가 2% 넘게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시각 24.68포인트(2.28%) 내린 1,059.68을 기록 중이며,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다만 이날 신규 상장한 마키나락스는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한 6만 원을 기록하며 이른바 '따따블'에 성공해 얼어붙은 IPO 시장에서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지수 하락이 과도하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신중한 낙관론도 제기된다. 기관 투자자들이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509.0원까지 오르며 외환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외국인의 수급 반전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향후 증시는 미국의 통화 정책 기조와 국채 금리의 안정 여부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다가올 FOMC 의사록에서 금리 경로에 대한 명확한 힌트를 찾으려 할 것이며, 그전까지는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의 변동성은 상수로 두고 자산 배분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금리#쇼크에#외국인#'셀#코리아
미 고금리 쇼크에 외국인 '셀 코리아' 가속... 코스피 장중 7100선 붕괴하며 변동성 극대화 : 경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