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호남권 인구 도심 공동화 심화... 광주·전남 1분기 5,400명 순유출 '청년층 이탈 직격탄'

윤근일 기자
호남권 인구 도심 공동화 심화... 광주·전남 1분기 5,400명 순유출 '청년층 이탈 직격탄'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총 5,471명의 인구가 타 시도로 순유출되며 지역 경제의 인구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광역시에서는 3,973명이, 전라남도에서는 1,498명이 각각 순유출되었으며 특히 지역의 미래 동력인 20대 청년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지역경제동향 데이터는 수도권 집중 현상과 지역 내 일자리 수급 불균형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올해 1분기 호남권의 인구 이동 지표는 지역 소멸 위기가 단순한 가설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명확한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분석한 1분기 호남권 지역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광주 지역 인구는 전입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아 총 3,973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역 내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와 내수 시장의 활력 저하를 야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며 지방 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 지역 내 자치구별 이동 양상을 살펴보면 북구와 광산구 등 주요 주거 밀집 지역의 유출세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구는 2,067명이 순유출되며 시 전체 유출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북구 역시 1,992명의 인구가 빠져나가며 도심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했다. 반면 서구는 902명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남구와 동구가 각각 734명과 82명의 유출을 기록하면서 시 전체의 인구 감소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령대별 분석 결과는 광주광역시의 인구 구조가 기형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20세에서 29세 사이의 청년층 인구는 1분기에만 1,547명이 광주를 떠나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유출 빈도를 기록하며 지역의 혁신 역량 약화를 초래했다. 9세 이하 연령층에서 54명이 순유입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연령대에서 인구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관측되어 세대 간 인구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전라남도의 경우 목포와 여수 등 과거 성장을 주도했던 주요 거점 도시들을 중심으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목포시는 1,373명, 여수시는 1,319명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전남 지역 전체 유출 규모를 견인하는 핵심 지역으로 분류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순천시와 나주시 역시 각각 940명과 146명의 인구가 순유출되었으며 완도군과 함평군 등 농어촌 지역에서도 인구 감소세가 지속되며 지역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전남 내 일부 군 단위 지역에서는 정책적 요인이나 정주 여건 개선에 힘입어 이례적인 인구 순유입 현상이 발생하여 눈길을 끈다. 영광군은 456명, 곡성군은 390명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인구 방어에 성공했고 광양시와 신안군도 각각 364명과 349명의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남군과 무안군 역시 소폭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특정 산업 유치나 주거 환경 정비가 인구 유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전남의 연령별 인구 이동은 청년층의 대규모 이탈과 중장년층의 귀촌 흐름이 교차하는 복합적이고 이질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20대 인구는 2,113명이 순유출되었고 10대 또한 993명이 지역을 떠나 교육과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40대부터 60대까지의 연령층에서는 총 1,819명의 순유입이 발생하며 은퇴 후 정착이나 새로운 경제 활동을 위한 유입이 이루어져 인구 구성의 고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구 이동 패턴이 지역 경제의 생산성 저하와 노동 시장의 효율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경제 전문가는 "청년층의 이탈은 단순한 인구 통계적 손실을 넘어 지역 기업의 구인난과 기술 전수 단절을 야기하는 치명적인 위기"라고 진단했다. 인구 구조의 불균형이 임계치를 넘어서면 지방 자치단체의 행정 서비스 효율성이 급감하고 사회적 비용 지출만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시군의 인구 유입 사례를 근거로 지역 소멸 위기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신중론을 제기하며 정책적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한다. 영광이나 곡성처럼 특화된 지원 정책이나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해 인구를 유치한 사례는 지역 맞춤형 전략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국적인 저출산 기조와 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특정 연령대의 유입이 발생하는 것은 지자체의 자구 노력이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향후 호남권 인구 정책은 청년층을 지역 내에 머물게 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교육 인프라의 근본적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단순한 보조금 지급이나 현금성 지원 정책은 인구 유출을 막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산업 생태계 자체를 고도화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경쟁력 약화와 경제권 위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전망이다.

호남권 인구 유출의 고착화는 결국 국가 균형 발전의 실패를 의미하며 이는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시장 질서에 기반한 기업 유치와 규제 완화를 통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경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인구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법치와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지역 발전 전략만이 호남권의 인구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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