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채상병 순직' 임성근 전 사단장 항소심 개시, 서울고법 형사10부 배당

이겨례 기자
'채상병 순직' 임성근 전 사단장 항소심 개시, 서울고법 형사10부 배당
©연합뉴스

 

채수근 상병 순직 사고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되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항소심 재판부가 결정됐다. 서울고등법원은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 사건을 형사10부에 배당하며 본격적인 2심 심리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재판은 군 지휘권 행사의 정당성과 안전 확보 의무의 법적 범위를 다시 한번 확정하는 중대한 법리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고법은 20일 임 전 사단장 사건을 형사10-3부(이혜란·이상호·이재신 고법판사)에 배당하고 항소심 재판 준비에 착수했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임 전 사단장은 박상현 전 7여단장, 최진규 전 포11대대장 등 당시 현장 지휘관들과 함께 항소심 법정에 서게 된다. 법조계는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의 유죄 판단 근거가 된 지휘권 남용 여부와 업무상 과실의 인과관계를 어떻게 재해석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지난 8일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며 지휘관의 안전 관리 책임을 엄중히 물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 상병의 상급 부대장으로서 대원들의 생명과 신체 안전을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저버렸다고 판단했다. 특히 실종자 수색 성과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예하 부대를 강하게 질책하며 무리한 지시를 내린 점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됐음을 명확히 했다.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도로에서 내려다보지 말고 수변으로 내려가 수풀을 헤치며 찔러보는 방식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수색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지시는 현장의 급박한 위험 상황과 수심의 깊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한 결과라는 것이 1심 법원의 지적이다. 법원은 지휘관의 이러한 지시가 현장 대원들에게 가중된 위험을 초래했으며, 이는 통상적인 군 지휘권의 재량 범위를 넘어선 과실이라고 보았다.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 또한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되어 이번 항소심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사고 당시 작전통제권이 이미 육군으로 이관되는 단편명령이 내려진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임 전 사단장은 이를 무시하고 현장 지도와 수색 방식을 직접 지시했다. 법원은 작전통제권이 이전되어 지휘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임 전 사단장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행위를 불법적인 지휘권 행사로 규정하고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임 전 사단장 측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지휘관의 지시보다는 현장 상황의 급격한 변화와 하급 부대의 판단 착오에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지휘관으로서 내린 정당한 작전 지도 행위가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경우 향후 군의 지휘 체계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항소심에서는 지휘관의 광범위한 재량권과 업무상 과실 사이의 법리적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과정이 치열한 공방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심 재판부는 선고 당시 "대원들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행위는 군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항소심 판결이 군 내 안전 관리 시스템의 표준과 지휘 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규정하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급 부대장의 지시가 현장 실무자들에게 미치는 강력한 구속력을 고려할 때 지휘 책임의 소재 규명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과 임 전 사단장 양측이 모두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함에 따라 상급심의 법리적 해석을 두고 장기적인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제출된 방대한 증거와 증언을 바탕으로 지휘권 행사의 적법성 여부와 명령 계통의 정당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향후 재판 결과는 군 조직 내의 책임 문화와 안전 수칙 준수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재확립하며 군 사법 체계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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