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 2019년 발생한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희화화 광고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다시 발표했다. 기업의 역사 인식 부재가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로, 경영진은 내부 프로세스 강화를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무신사는 20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7년 전 발생한 역사 비하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사죄의 뜻을 재차 표명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과는 최근 유통업계 전반에서 불거진 타 기업의 역사 비하 논란 과정에서 무신사의 과거 과오가 다시 회자된 데 따른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경영진은 과거의 경솔한 판단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열사의 뜻을 모독했음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를 넘어 기업의 윤리적 기반을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019년 7월 무신사가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한 속건성 양말 광고 문구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무신사는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1987년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고(故)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상업적 도구로 활용했다. 해당 문구는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비극적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대중의 강력한 공분을 샀다. 역사적 비극을 가벼운 마케팅 소재로 전락시킨 행위는 시장 질서와 사회적 통념을 저해하는 심각한 과오로 기록되었다.
무신사는 이번 사과문에서 당시 내부 프로세스의 부재와 경영진의 경솔한 판단이 남긴 상처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깊이 새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열사의 뜻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한 점에 대해 박종철기념사업회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했다. 사건 발생 직후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이 직접 기념사업회를 방문해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과거의 잘못을 잊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기업이 과거의 오점을 숨기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보수적 위기 관리 전략의 일환이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윤리적 체질 개선을 위해 무신사는 그간 시행해 온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역사 교육 실시와 콘텐츠 검수 프로세스의 전면적인 강화가 핵심 조치로 꼽힌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세 차례의 공식 사과와 내부 경각심 고취를 통해 콘텐츠 제작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시스템적 보완은 단순한 일회성 사과에 그치지 않고 기업 문화 자체를 민주적 가치에 부합하도록 재설계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받는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안에 대해 엄중한 비판과 함께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무신사의 과거 광고 문구가 박종철 열사와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행위였다고 강력히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돈이 마귀라지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가 있나"라고 반문하며 자본의 논리가 역사의 존엄성을 앞설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가 수반의 이러한 발언은 기업의 역사 인식 문제가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국가적 정체성과 직결되는 사안임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이미 7년이 경과한 사건에 대해 기업이 지속적으로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이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무신사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유가족을 직접 찾아 사죄하고 시스템 개선을 약속한 만큼, 과거의 실수를 기업 성장의 교훈으로 삼는 자정 작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다만 역사적 비극을 상업화한 전례는 소비자들에게 지워지기 어려운 낙인으로 남았으며, 이는 플랫폼 기업이 짊어져야 할 영구적인 리스크로 분석된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시장 경제 체제에서도 인륜과 도덕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브랜드 이미지가 실적과 직결되는 플랫폼 비즈니스 환경에서 역사 인식 부재는 치명적인 경영 리스크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의 이번 재사과는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재정립하려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향후 무신사가 강화된 검수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완벽히 회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기업이 사회적 합의를 위반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얼마나 막대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기업 마케팅의 윤리적 기준은 이제 단순한 법규 준수를 넘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무신사는 향후 모든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민감도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이는 자유 시장 경쟁 속에서도 기업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 역사적 가치를 무시한 성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번 재사과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최종적으로 무신사는 박종철 열사와 유가족,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국민에게 깊은 사죄의 뜻을 거듭 강조하며 보도자료를 마무리했다. 과거의 과오를 잊지 않고 역사 교육과 내부 프로세스 강화를 지속하겠다는 약속이 실제 경영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될지가 향후 신뢰 회복의 관건이다.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만이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장기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 사건이다. 무신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도덕적 기준을 확립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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