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인천 제물포구 초대 구청장 선거 '776표 차' 리턴매치 확정... 원도심 재도약 향방 주목

김영 기자
인천 제물포구 초대 구청장 선거 '776표 차' 리턴매치 확정... 원도심 재도약 향방 주목
©연합뉴스

 

인천 행정체제 개편으로 신설되는 제물포구의 초대 수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4년 전 불과 776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던 두 후보의 재대결로 확정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남궁형 후보와 국민의힘 김찬진 후보는 각각 정부·시정 협력론과 행정 경험의 연속성을 내세워 통합 구청장의 적임자임을 자임하고 있다. 원도심의 명성 회복을 노리는 이번 선거는 지역의 보수적 정치 색채와 변화를 갈망하는 표심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인다.

인천광역시 행정체제 개편의 핵심인 제물포구의 초대 구청장 자리를 놓고 과거 동구청장 선거에서 격돌했던 인물들이 다시 한번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제물포구청장 선거에는 인천시의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남궁형 후보와 현직 동구청장인 국민의힘 김찬진 후보가 나란히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는 4년 전 동구청장 선거의 재판으로, 당시 김찬진 후보가 1만 3,705표를 얻어 1만 2,729표에 그친 남궁형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된 바 있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3.45퍼센트 포인트에 불과했기에 이번 리턴매치는 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제물포구는 기존의 동구와 중구 내륙 지역이 통합되어 새롭게 출범하는 자치구로서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통합의 대상이 된 지역들은 1968년 인천 자치구 제도 도입 당시 남구, 북구와 함께 최초의 4개 구로 출발한 유서 깊은 곳들이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인천의 최대 중심지로서 번영을 누렸으나, 이후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출과 산업 기반 약화로 장기적인 침체를 겪어왔다. 이번 선거는 이러한 원도심의 쇠퇴를 막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치러지는 정치적 이벤트다.

지역의 투표 성향을 분석해 보면 전통적으로 보수 진영의 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지난 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제물포구에 편입될 예정인 중구 7개 행정동 가운데 신포동과 신흥동을 제외한 5개 동에서 보수 정당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동구 지역 역시 역대 구청장 선거에서 보수 정당 후보가 5차례 당선되는 동안 진보 정당 후보는 3차례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데이터는 국민의힘 김찬진 후보에게 유리한 지형이 형성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선거 결과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특정 정당의 일방적인 우세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치러진 5차례의 주요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정당이 번갈아 가며 승리를 거두는 등 민심의 향방이 유동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유권자들이 정당의 이념적 지향점보다는 지역 현안 해결 능력과 구체적인 개발 공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두 후보는 원도심 재개발이라는 공통된 과제를 놓고 각기 다른 해법과 전략을 제시하며 치열한 정책 대결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궁형 후보는 중앙 정부 및 인천시와의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지역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남궁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 팀장을 역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야당의 조직력과 시장 후보와의 시너지를 강조한다. 그는 수인선 만석역 신설과 용현서창선 연안역 설치를 통해 지역의 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인공지능 교육발전 특구 지정을 통해 낙후된 교육 인프라를 혁신하고 젊은 층의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남궁 후보는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통해 원도심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남궁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그리고 제가 하나로 뭉쳐 힘을 모은다면 수십 년간 정체되었던 지역 현안 해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행정의 연속이 아니라 주민들이 피부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교통과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직 구청장의 행정 경험에 맞서 정치적 중량감과 협치 능력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김찬진 후보는 치과 의사 출신으로서 재임 기간 쌓아온 행정 성과와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현역 구청장으로서의 프리미엄을 보유한 김 후보는 중단 없는 행정을 통해 통합 구청의 조기 안착을 이끌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내항 1·8부두의 조속한 재개발과 해사법원의 제물포구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의 청사진을 그렸다. 이는 실무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보수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는 행정의 연속성과 검증된 실무 능력이 제물포구의 초기 혼란을 막는 핵심 열쇠라고 주장한다. 김 후보는 "제물포구에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검증된 실력과 중단 없는 행정을 펼칠 수 있는 구청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중구 내륙과 동구가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산적한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여 제물포구의 황금기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행정 전문가로서의 안정감을 강조하여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하는 민심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두 후보는 원도심 쇠퇴라는 공통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동인천역 일대 도시 개발을 공통의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동인천역은 과거 인천의 중심지였으나 현재는 개발 지연으로 인해 지역 침체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누구의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원도심의 지도를 바꿀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핵심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4년 전의 근소한 표 차이가 이번에는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 그리고 통합 구청장이 가져올 변화의 실체가 무엇인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물리적 통합이 자칫 지역 간의 이기주의나 정서적 이질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중구와 동구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현안에 대해 초대 구청장이 명확한 균형 감각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지역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계적인 통합을 넘어선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치적 구호보다는 정교한 행정 설계와 주민 소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은 두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자 선거 과정에서 증명해야 할 역량이기도 하다.

향후 제물포구청장 선거는 원도심 재개발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대 구청장은 단순히 행정 구역을 관리하는 역할을 넘어, 인천의 뿌리인 원도심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신도시와의 격차를 줄여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부동층의 향배와 원도심 재도약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 제시가 최종 승패를 가를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천#제물포구#초대#구청장#선거
인천 제물포구 초대 구청장 선거 '776표 차' 리턴매치 확정... 원도심 재도약 향방 주목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