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막판 스퍼트, 해군총장 'K-방산' 세일즈 외교

음영태 기자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막판 스퍼트, 해군총장 'K-방산' 세일즈 외교
©연합뉴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이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최종 선정을 한 달 앞두고 직접 현지를 방문해 방산 수출 지원에 나선다.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한 도산안창호함이 캐나다 빅토리아항에 입항하며 한국의 독자적인 잠수함 건조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 증명한다. 이번 방문은 독일과의 치열한 수주 경쟁 속에서 국가 차원의 신뢰도를 높이고 K-방산의 기술적 우위를 확고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21일부터 29일까지 캐나다를 방문하여 양국 해군 간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대규모 방산 수출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 사격에 나선다. 김 총장은 캐나다 국방 및 해군 핵심 인사들과 연쇄 회담을 갖고 한국 잠수함의 우수성과 운영 효율성을 직접 강조할 예정이다. 이는 6월 말로 예정된 캐나다 잠수함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정부와 군이 합심하여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김 총장은 차기 캐나다 국방차장 내정자인 앵거스 탑쉬 해군사령관을 비롯해 댄 샬르부와 해군부사령관 등 지휘부와 심도 있는 대담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양국 해군은 단순한 무기 체계 판매를 넘어 장기적인 군사 파트너십 구축과 기술 공유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캐나다가 추진하는 잠수함 도입 사업은 향후 수십 년간의 유지 보수와 교육 훈련이 포함된 거대 프로젝트인 만큼 군 수뇌부 간의 신뢰 형성이 필수적이다.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 중 하나는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 빅토리아에 입항하는 도산안창호함과 대전함의 입항 환영식 참석이다. 도산안창호함은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 및 건조된 3,000t급 잠수함으로, 이번 항해를 통해 우리 잠수함 역사상 최장 거리인 1만 4,000km를 주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한민국 잠수함이 자력으로 태평양을 횡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한국 잠수함의 장거리 작전 능력과 기계적 신뢰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실증 데이터가 된다.

도산안창호함은 입항 이후 캐나다 해군과의 연합협력 훈련은 물론 미 해군이 주관하는 다국적 해상훈련인 림팩(RIMPAC)에 참가해 실전 능력을 과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실전 배치 데이터는 캐나다 측에 한국산 잠수함이 북미 해역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충분히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총장은 현장에서 장병들을 격려하는 한편, 캐나다 군 관계자들에게 한국 잠수함의 뛰어난 잠항 능력과 정숙성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캐나다가 추진 중인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은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는 대형 사업이다. 총 사업 규모는 약 60조 원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단일 무기 체계 계약으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다. 한국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3,600t급 '장보고-III 배치-II' 모델을 제안하며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현재 한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는 전통의 잠수함 강국인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꼽히고 있다. 독일은 오랜 기간 축적된 잠수함 건조 경험과 유럽 시장 내 영향력을 바탕으로 캐나다 정부를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한국 잠수함은 최신 리튬전지 체계와 독보적인 잠항 지속 능력을 갖추고 있어 성능 면에서 경쟁국을 압도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국방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 특성상 기술력 외에도 정치적 고려나 자국 내 산업 파급 효과가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캐나다 정부가 현지 일자리 창출이나 기술 이전 조건 등을 까다롭게 요구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 확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캐나다 국익에 부합하는 종합적인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시하는 것이 수주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 총장은 방문 기간 중 캐나다 최대 국방안보전시회인 CANSEC에도 참석하여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K-방산 수출을 위한 막바지 외교전을 펼친다. 이번 수주전의 결과는 향후 한국 방위산업이 북미 시장에 안착하느냐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해군은 이번 방문을 통해 확보한 협력 동력을 바탕으로 내달 발표될 최종 사업자 선정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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