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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를 국가 전기공장으로 내몰지 마라" 삼척서 신규 핵발전소 및 SMR 확대 반대 선언

이성경 기자
©연합뉴스

 

강원 지역 시민사회와 노동 단체들이 정부의 신규 핵발전소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확대 정책을 지역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일방적 행정으로 규정하고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AI와 반도체 산업 등 첨단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를 명분으로 내세운 중앙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지역 주민의 생존권과 환경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둘러싼 정부와 지역사회 간의 갈등이 강원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과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등 강원 지역의 시민사회·환경·노동 단체는 20일 삼척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핵 유권자 강원 선언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선언은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정책이 지역의 희생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들은 정부와 기득권 정치세력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핵발전 확대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전력 수요 증가를 명분으로 신규 핵발전소와 SMR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는 국가 전체의 효율성만을 강조한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정책 기조가 지역 간의 에너지 불평등을 고착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성토했다.

에너지 생산지와 소비지의 분리에 따른 송전선로 갈등과 핵폐기물 처리 문제는 지역사회가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위협으로 거론된다. 단체들은 핵발전소 확대가 단순히 발전 시설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초고압 송전선로의 추가 건설로 이어져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한 핵폐기물 문제를 미래 세대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원 동해안 지역이 대한민국의 일방적인 전력 공급 기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피해 의식은 이번 선언의 핵심적인 배경 중 하나다. 이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강원 동해안을 신규 핵발전소와 초고압 송전선로, 해상풍력 계통망 확대 등 대한민국의 전기 생산기지와 국가 전기공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는 지역의 자율성과 생태적 가치를 무시한 채 국가 경제 성장의 도구로만 강원도를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중앙 집중형에서 지역 분산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자회견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핵발전 확대 정책에 분명히 반대하며, 지역의 생명과 안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요구는 에너지 정의 실현을 위해 지역 주민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권리 주장으로 이어진다.

정부의 핵발전 확대 기조가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시민단체들은 핵발전에 집중된 예산과 정책적 지원이 태양광과 풍력 등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기후 위기 대응의 본질은 위험한 핵기술의 확대가 아니라 에너지 소비 구조의 근본적 혁신과 재생에너지의 비중 확대에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필수적이라는 정부와 산업계의 논리도 엄연히 존재한다. 반도체 등 국가 전략 산업의 유지를 위해서는 기저 부하를 담당할 핵발전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시각이다.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관점에서는 급격한 에너지 전환이 초래할 비용 상승과 수급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강원 지역의 에너지 정책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탈핵 단체들은 유권자 운동을 통해 각 후보자에게 핵발전 반대와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에너지 이슈가 선거 국면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각됨에 따라 정치권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지역 사회의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회적 갈등 비용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일방적인 시설 확충보다는 지역 불평등 해소와 에너지 정의 실현을 위한 범사회적 합의 도출이 시급한 시점이다. 강원 지역에서 시작된 이번 탈핵 선언이 향후 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의 수정과 보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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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를 국가 전기공장으로 내몰지 마라" 삼척서 신규 핵발전소 및 SMR 확대 반대 선언 : 기업/산업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