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테슬라 사이버트럭 '웨이드 모드' 과신이 부른 침몰 사고, 도강 한계 80cm의 경고

이성경 기자
테슬라 사이버트럭 '웨이드 모드' 과신이 부른 침몰 사고, 도강 한계 80cm의 경고
©연합뉴스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도강 지원 기능인 '웨이드 모드'를 작동한 채 호수에 진입했다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조사가 제시한 한계 수심 80cm를 넘어서는 무리한 운행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파악된다. 탑승자들은 차량이 멈추자 창문을 통해 탈출했으며, 이번 사건은 전기차의 특수 기능에 대한 오해와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미국 텍사스주에서 수중 주행 중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전기차의 도강 능력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현지 시각 18일 그레이프바인 호수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차량의 '웨이드 모드'를 과신한 운행이 화를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차량에 탑승했던 두 남성은 침수 직전 창문을 통해 극적으로 탈출했으며, 차량은 그대로 물속에 잠겨 전손 위기에 처했다. 이는 혁신적 기능이라 할지라도 제조사가 규정한 물리적 한계를 벗어날 경우 심각한 재산 피해와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이버트럭에 탑재된 웨이드 모드는 개울과 같은 얕은 물을 건너갈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 기능이다. 테슬라 측은 해당 모드 작동 시 차량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수심을 80cm 이하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기능이 마치 차량을 잠수함이나 보트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처럼 과장되어 인식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번 사고 역시 차량의 설계를 넘어서는 깊은 수심의 호수에 진입하면서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를 초과한 결과로 풀이된다.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된 사이버트럭의 도강 시험 열풍이 실제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상에서는 사이버트럭을 몰고 강이나 호수에 들어가는 위험천만한 실험 영상이 지속적으로 게시되며 운전자들의 모방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운전자들은 얕은 수로를 무사히 통과하며 성능을 과시하기도 하지만, 이는 지형과 수심이 통제된 상황에서의 결과일 뿐이다. 검증되지 않은 자연 지형에서의 도강 시도는 차량 하부 배터리 팩과 전기 계통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도박과 같다.

그레이프바인 호수 사고 당시 현장은 긴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웨이드 모드를 활성화하고 호수에 진입한 차량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동력을 잃고 멈춰 섰다. 수압으로 인해 문이 열리지 않는 비상 상황에서 탑승자들은 창문을 통해 탈출하는 기지를 발휘해 화를 면했다. 현장에 출동한 관계자들은 전기차 침수 사고의 경우 배터리 단락으로 인한 화재나 감전 위험이 있어 인양 작업에도 극도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제조사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이 안전의 최우선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한 자동차 공학 전문가는 "테슬라가 명시한 80cm 수심은 정적인 상태에서의 기준이며, 물의 흐름이나 바닥 지형에 따라 실제 한계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웨이드 모드는 비상 상황이나 얕은 지형 통과를 위한 보조 수단일 뿐, 유원지나 호수에서의 레저용 주행을 보장하는 기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용자 매뉴얼에 명시된 경고 문구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가 결국 고가의 자산 손실로 귀결된 셈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사이버트럭의 방수 성능이 기존 차량 대비 우수하다는 점을 들어 제조사의 기술력을 옹호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적정 수심 내에서는 웨이드 모드가 효율적으로 작동하여 험로 주파력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성취가 물리 법칙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며, 기계적 중립성을 고려하더라도 운전자의 판단 미숙에 따른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기술은 운전자를 돕는 도구일 뿐, 자연의 위험으로부터 완벽한 면죄부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향후 전기차 제조사들은 특수 기능에 대한 마케팅 시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한계점과 위험성을 더욱 명확히 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 역시 혁신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보다는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성숙한 운전 문화가 필요하다. 이번 텍사스 호수 사고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안전 기준과 사용자 책임에 대한 무거운 과제를 던졌다. 수사 당국과 보험 업계는 이번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에서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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