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 연임 의결... 외교부 승인 거부 가능성에 '안갯속' 인사

김영 기자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 연임 의결... 외교부 승인 거부 가능성에 '안갯속' 인사
©연합뉴스

 

세종재단법인 이사회가 이용준 현 이사장의 연임을 결정했으나 감독기관인 외교부의 최종 승인 여부가 불투명해지며 민간 싱크탱크 수장 인선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여권 내부의 교체론과 야당의 강력한 반발이 맞물린 가운데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이사장의 재집권 여부는 정부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세종재단 이사회가 이용준 현 이사장의 연임을 공식 의결하며 조직의 연속성을 선택했으나 외교부의 승인이라는 마지막 관문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재단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이 이사장의 차기 임기 수행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사회 의결이 실제 임기 연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용준 이사장은 정통 외교 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역임한 외교·안보 전문가다. 그는 지난 2023년 5월 세종연구소의 운영 주체인 세종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지난 3년간 조직을 이끌어왔다. 풍부한 실무 경험과 대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연구소의 위상을 관리해왔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치적 환경의 변화는 그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규정상 세종재단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이사회가 연임을 의결하더라도 감독기관인 외교부 장관의 최종 승인을 득해야 한다. 이달 말로 예정된 임기 만료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외교부의 승인 절차는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만약 외교부가 승인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는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할 위험이 크다.

여권 핵심부에서는 이 이사장이 전임 정부 시기에 임명되었다는 점과 그의 선명한 대북 강경 노선을 문제 삼아 연임에 부정적인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국정 철학과의 조화와 조직의 역동성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사실상 인적 교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내부 분위기는 외교부가 이사회의 자율적 결정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인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를 통해 이 이사장의 연임 시도를 강력히 비판하며 정부의 승인 불가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영배 의원은 "이사장 연임 시도 자체가 연구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편향적인 외교관을 가진 인사가 재단 수장을 다시 맡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이러한 공세는 이번 인선 문제를 단순한 기관장 거취를 넘어 정쟁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치권의 찬반 논란 속에서 세종연구소 내부와 전문가 그룹은 민간 연구소의 독립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사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문성을 근거로 연임을 결정한 만큼 정치적 논리에 의해 인사가 좌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의 승인권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상황에서 재단의 자율적 결정이 관철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용준 이사장의 연임 여부는 단순히 한 개인의 거취를 넘어 윤석열 정부의 공공 유관 단체 인사 원칙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가 승인을 지연하거나 최종적으로 불허할 경우 세종연구소의 대외 연구 활동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간 싱크탱크의 자율성과 감독기관의 인사권이 충돌하는 형국에서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학계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민간 싱크탱크의 전문성 유지와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 사이의 접점을 찾는 데 있다. 외교부가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할지 아니면 여권의 쇄신 요구를 받아들여 승인을 거부할지에 따라 세종연구소의 향후 3년 운영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재단 간의 긴장 관계가 장기화될 경우 외교 안보 분야의 정책 연구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향후 외교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세종연구소의 리더십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연구소의 대외 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인사 결정에 있어 정치적 고려보다는 기관의 설립 목적과 연구 역량 강화라는 본질적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외교부의 최종 승인 여부는 이달 말 임기 종료 직전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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