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고용노동부 장관의 직접 중재 아래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된 상황에서 정부 수장이 직접 개입한 이번 교섭은 파업 현실화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다. 반도체 사업부 간 성과급 배분 방식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정일을 불과 하루 앞둔 시점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극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사후조정 결렬로 파국이 예상되던 임금협상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자로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번 교섭은 노사 자율에 기반하되 정부가 타결을 촉진하는 지원 형식을 띠고 있어 그 결과에 산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노사 양측은 경기도 수원 소재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만나 핵심 쟁점에 대한 재논의에 착수했다. 교섭 현장에는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과 여명구 DS 피플팀장이 각측 대표로 참석해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김 장관은 양측 사이에서 여러 대안을 제시하며 상호 양보와 타협을 설득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긴급 회동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이 성과 없이 종료된 데 따른 정부의 위기관리 차원 조치다. 노사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중노위 주재로 조정을 진행했으나 사업부 간 성과급 배분 방식 등 핵심 쟁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중노위가 제시한 절충안에 노조는 동의했으나 사측이 수용 유보 입장을 고수하면서 조정은 최종 불성립됐다.
노조 측이 예고한 21일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유례없는 생산 차질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인력 이탈이 가시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파급력은 가늠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파업 강제 중단 권한인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국민 경제에 현저한 위해가 우려될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며, 발동 시 30일간 모든 쟁의 행위가 금지된다. 홍경의 노동부 대변인은 "마지막까지 노사 자율교섭으로 해결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장관은 협상 시작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결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 장관은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의 '불광불급'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협상의 절박함을 표현했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그가 친노동 기조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중재의 결과는 더욱 주목받는다.
김 장관의 과거 이력은 이번 중재 과정에서 양면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당시 철도노조 위원장으로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과거 긴급조정권의 피해자였던 인물이 이제는 발동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집행자로 나선 상황은 이번 사태의 복잡성을 대변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직접 개입이 노사 자율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민간 기업의 임금 결정 과정에 장관이 직접 등판하는 것은 시장 질서에 반하는 과도한 관치 금융적 접근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정부의 방관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노동부는 "이날 교섭은 노사 당사자 간의 교섭이며 장관은 이를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제력 있는 중재안을 도출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장관의 존재 자체가 양측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사측은 경영 효율성을, 노측은 공정한 보상 체계를 주장하며 마지막까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의 향방은 이르면 이날 밤늦게 혹은 파업 예고 시간 직전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극적인 타결이 이뤄진다면 삼성전자는 노사 상생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되지만 결렬 시에는 법치와 경제 논리가 충돌하는 극한 대립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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