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UNIST·울산시 합작 '캠퍼스 컵', iF 디자인 어워드 석권... 3만6000개 일회용 컵 줄인 실질적 환경 성과 입증

이겨례 기자
UNIST·울산시 합작 '캠퍼스 컵', iF 디자인 어워드 석권... 3만6000개 일회용 컵 줄인 실질적 환경 성과 입증
©연합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디자인학과와 울산시 자원순환과가 공동 개발한 다회용 컵 순환 서비스 '캠퍼스 컵'이 세계적 권위의 2026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며 자원 순환의 실질적 대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해당 서비스는 대학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사용자 친화적 설계와 보증금 체계를 도입하여 현재까지 3만 6,000개 이상의 일회용 컵 사용을 억제하는 정량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수상은 공공 디자인이 단순한 미적 가치를 넘어 사회적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라는 실용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디자인학과와 울산시 자원순환과의 협업 모델인 '캠퍼스 컵'이 독일 iF 디자인 재단 주관의 2026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을 확정하며 공공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수상은 단순한 외형적 설계를 넘어 자원 순환이라는 사회적 난제를 체계적인 시스템 디자인으로 해결한 성과를 국제 사회가 공인한 결과다. 캠퍼스 컵은 대학 내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기획된 다회용 컵 순환 서비스로 대학 구성원들의 자발적 이용을 이끌어내는 독창적인 운영 구조를 구축했다.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은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정교한 동선 설계와 인센티브 구조의 최적화에 있다. 개발팀은 사용자가 음료를 구매하고 컵을 반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물리적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캠퍼스 내 최적의 반납 지점을 설정하고 직관적인 보증금 환급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사용자 친화적 접근은 대학 구성원들이 환경 보호 활동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며 서비스의 안착을 이끌었다.

캠퍼스 컵의 모태가 된 것은 지난 2023년 울산시가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지역문제 해결 사업에 선정되며 시작된 '울산컵' 프로젝트다. 당시 울산시는 과학기술을 활용해 주민들이 공감하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며 그 일환으로 다회용 컵 순환 시스템인 울산컵을 기획하여 운영했다. 카페에서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이를 수거하여 전문적인 세척 과정을 거친 뒤 재사용하는 방식은 지역 사회의 자원 순환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울산컵 서비스는 정부 지원 사업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참여 카페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운영이 지속되며 지역 내 뿌리 깊은 환경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UNIST의 분석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를 통해 현재까지 절감한 일회용 컵의 수량은 3만 6,000개를 상회하며 이는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유의미한 수치로 분석된다. 캠퍼스 컵은 이러한 울산컵의 성공적인 운영 모델을 대학이라는 특수 환경에 맞춰 더욱 정교하게 고도화한 결과물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점은 다회용 컵 사용의 환경적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 과정 환경 평가 체계를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수거와 세척, 재배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환경적 부하를 데이터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접근 방식은 향후 공공 자원 순환 정책을 수립할 때 객관적인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가치가 크다.

캠퍼스 컵 개발에는 UNIST 디자인학과의 이승호 교수와 기존 울산컵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학생들이 참여하여 실무 중심의 디자인 역량을 발휘했다. 이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실제 사회 문제를 다루며 디자인을 통해 시스템을 설계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공공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서비스와 정책 디자인을 실험하고 확산하겠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시의 행정력이 결합하여 국제적인 디자인 어워드 수상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다회용 컵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척 인프라 유지 비용과 물류 효율성 문제를 더욱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 구축 비용 이후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이 참여 업체나 지자체에 전가될 경우 서비스의 확산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세척 공정의 자동화와 물류 최적화를 통한 운영 비용 절감 방안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독일 베를린 iF 디자인 재단이 주관하는 iF 디자인 어워드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로 꼽히며 제품과 패키지, 서비스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성을 평가한다. 캠퍼스 컵의 수상은 한국의 공공 디자인 수준이 세계적 기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학 사회가 환경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울산시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다회용 컵 순환 서비스를 지역 전역으로 확대 적용하고 자원 순환 선도 도시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할 전망이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한 디자인의 역할은 단순한 미적 개선을 넘어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캠퍼스 컵이 보여준 성과는 법적 강제성보다 정교한 시스템 설계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을 통한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이 기후 위기 시대의 실질적인 해법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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