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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계 '경제 안보 동맹' 선언... 한국 CPTPP 가입 및 AI 제3축 구축 합의

김영 기자
한일 경제계 '경제 안보 동맹' 선언... 한국 CPTPP 가입 및 AI 제3축 구축 합의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의 경제 수장들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경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공식 지지하고 인공지능(AI) 분야의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경제인들은 도쿄에서 열린 제58회 한일경제인회의를 통해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구체화하고 자유무역 질서 회복을 위한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한일 양국 경제계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경제 안보의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했다.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는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에너지 및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취약성이 현저히 드러난 상황에서 자유롭고 열린 경제 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인식에 기반한다.

한국의 CPTPP 가입은 이번 회의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핵심 의제로 부각되었다. 경제인들은 CPTPP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자간 경제 연계를 위한 필수적인 틀이라는 점에 공감하며 한국의 조속한 가입을 위한 일본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일본이 주도하는 해당 협정에 한국이 합류함으로써 양국이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과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구자열 한일경제협회 회장은 성명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CPTPP 가입을 신청하면 일본 정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고지 아키요시 일한경제협회 회장도 "한국이 가입한다면 일본 정·재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고지 회장은 한국의 가입이 다자간 협력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하며 양국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공지능(AI)과 신산업 분야에서의 연대는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양국의 생존 전략으로 제시되었다. 양국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제3의 축을 형성하여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공동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 고지 회장은 "일국 우선주의에 빠지지 않고 양국의 강점을 내놓고 연대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산업 분야의 육성 의지를 밝혔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는 양국 경제가 직면한 실질적인 위협 요인으로 진단되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공급망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양국은 비축분 방출과 대체 조달처 확보 등 위기 대응책을 공유하기로 했다. 비록 성명서에 구체적인 수치가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사태 장기화가 양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었다.

다만 한국의 CPTPP 가입 논의는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실현까지는 외교적 협상 과정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전날 경북 안동에서 개최된 한일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공식 의제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경제계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가입 신청과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수용 절차는 별개의 과제로 남아 있는 상태다.

향후 한일 경제 관계는 단순한 교역 확대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경제인들은 이번 성명을 기점으로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가속화하며 국제 사회에서의 공동 대응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에너지 위기와 신산업 주도권 다툼 속에서 양국의 연대는 시장 질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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