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다 트라우마를 겪은 뒤 숨진 지역 상인 A씨의 아버지가 유가족협의회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번 기부는 참사 피해자들 사이의 연대와 더불어 구조 참여자에 대한 사회적 보상 및 심리적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재조명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활동에 해당 기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당시 구조 활동에 헌신했던 상인 A씨의 아버지가 이달 6일 협의회 측에 기부금을 보내왔다는 사실을 20일 공식 확인했다. 숨진 상인 A씨는 참사 발생 직후 현장에서 부상자를 옮기고 응급 처치를 돕는 등 인명 구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A씨는 구조 활동 이후 극심한 정신적 외상과 신체적 고통을 호소해 왔으며 지난달 끝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재난 현장에서의 구조 활동은 참여자에게 지울 수 없는 심리적 상흔을 남기며 이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A씨는 참사 현장의 참혹함을 직접 목격한 뒤 일상 복귀 과정에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었으나 민간인 구조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는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례는 참사 직접 피해자뿐만 아니라 구조에 참여한 지역 상인 및 일반 시민들에 대한 심리지원 체계 확충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기부금을 전달한 A씨의 아버지는 유가족협의회가 보여준 지지와 연대 활동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며 기탁을 결정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기부자는 아들의 죽음 이후 협의회가 보여준 위로와 진정성 있는 활동에 대해 고마움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참사의 아픔을 공유하는 이들이 서로를 보듬는 자발적 상호 부조의 성격을 띠며 공동체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장 질서와 사회적 효율성 측면에서도 재난 구조 참여자에 대한 사후 관리는 법치 국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민간 구조자들이 겪는 '간접 외상'이 방치될 경우 개인의 삶은 물론 지역 경제와 사회 안전망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 전문가는 "구조에 참여한 민간인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일반적인 사고보다 훨씬 깊고 지속적일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보호 의무 소홀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부금의 규모나 구체적인 사용처에 대한 투명한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하며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자발적 기부의 순수성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유가족 단체의 운영 자금으로 쓰이는 만큼 공정한 집행과 회계의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러한 지적은 기부 행위 자체의 숭고함보다는 시민단체의 사회적 책임과 법치주의적 관점에서의 보완책에 집중되어 있다.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이번 사례를 포함해 참사 이후 발생한 추가적인 피해 상황과 구조 참여자들의 실태를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송기춘 특조위 위원장은 지난 1월 참사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더불어 피해자 권리 보호를 약속한 바 있다. 향후 재난 대응 매뉴얼에는 구조 참여자에 대한 사후 심리 치료와 경제적 지원 조항이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명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 현장의 숨은 영웅들이 사회적 사각지대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민간의 자발적인 기부와 연대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법적 제도화를 통해 구조 참여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이번 기부 사례가 단순한 미담을 넘어 재난 관리 체계의 구조적 결함을 보완하는 정책적 변화로 이어질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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