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100조 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 위기를 극복했다. 이번 합의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파업 사태는 유보되었으며, 노사는 반도체 생태계 보호와 국가 경제 안정을 위해 한발씩 물러서는 결단을 내렸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을 단 하루 앞두고 극적인 타결을 이뤄내며 국가 경제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임금협상에서 양측은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 이번 합의는 최대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었던 생산 차질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훼손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잠정 합의안 도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넘게 이어진 극한 대립의 종지부를 찍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노사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진행했으나 당일 오전까지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조정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파업에 따른 국가적 피해를 우려한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와 노사 양측의 대화 의지가 맞물리며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냈다.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급 재원 배분 방식은 마지막까지 노사가 팽팽하게 맞섰던 지점이다. 노조 측은 성과급 재원의 70%를 반도체(DS) 부문 전체에 균등 배분하고 나머지 30%를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적자 사업부까지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보상 체계를 고수해왔다.
고용노동부의 전방위적인 설득과 중재가 결렬 위기에 처했던 교섭 테이블을 다시 살려내는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접 노사 양측을 설득하며 파업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을 경고하고 자율 교섭을 통한 합의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오후부터 재개된 교섭에서 노사는 상호 양보를 통해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측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노사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상생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부사장)은 "잠정 합의가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회사는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사 상생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법치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 속에서 노조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노조 측 역시 파업 유보 결정을 내리며 내부 결속과 국민적 신뢰 회복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내부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께 송구하다"며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우리의 성적표로 삼아 더 나은 조직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21일부터 예정됐던 총파업 지침을 즉각 유보하고 조합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정부는 노사 자율 교섭을 통한 합의 도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가 되기를 기대했다. 김영훈 장관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 합의에 이르게 된 점에 깊이 감사한다"며 이번 합의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는 노사 갈등이 법적 분쟁이나 물리적 충돌 대신 대화를 통해 해결된 선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조 내부에서는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불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해야만 최종적인 효력을 갖게 되는데, 만약 부결될 경우 노사 갈등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더욱 격화될 위험이 있다. 기계적 중립성 측면에서 볼 때 이번 합의가 근본적인 보상 체계의 갈등을 완전히 봉합했는지는 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향후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 대상 찬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투표가 가결되면 5개월간의 갈등은 공식적으로 종료되며,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삼성전자의 대외 신인도 제고와 주가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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