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박 스틸 주한 미국 대사 후보자가 미 연방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한미동맹의 역사적 정당성과 가치를 역설했다. 그는 6·25 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한 부모의 고난을 언급하며 3만 6,000여 명의 미국인 희생이 오늘날 자신의 존재를 가능케 했다고 밝혔다. 미 정계는 여야를 막론하고 스틸 후보자의 전문성과 상징성에 지지를 보내며 원만한 인준 절차를 예고했다.
미셸 박 스틸 후보자는 현지시간 20일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한국어 속담인 "고생 끝에 낙이 온다"를 직접 인용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가족사가 수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겪은 고난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부모님이 북한 공산주의를 피해 남한으로 탈출한 사실을 강조하며 자유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스틸 후보자는 6·25 전쟁 중 3만 6,0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자유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덕분에 자신의 가정이 안전한 한국에서 터전을 잡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일본 거주 시절 아버지가 미국을 희망과 자유의 등대로 여기며 유학을 권유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미국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로 제시되었다.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냉각된 남북 관계에 대해 스틸 후보자는 공산주의 체제의 실상을 지적하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부모가 북한에서 모든 것을 잃고 남한에서 자수성가한 과정을 설명하며 북한 주민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지 잘 알며, 이것이 미·일·한 간의 강력한 동맹이 필요한 이유"라는 것이 그의 핵심 논리다.
청문회 현장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우호적인 질의와 지지 발언이 이어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빌 해거티 의원은 자신의 딸들이 한국의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고대하고 있다는 농담을 던져 긴장을 완화했다. 그는 테네시주에 추진 중인 고려아연의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을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하며 스틸 후보자의 협조를 당부했다.
민주당의 팀 케인 의원 역시 스틸 후보자가 하원 시절 발의했던 이산가족 관련 법안을 언급하며 그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케인 의원은 현재의 엄중한 남북 관계를 고려할 때 스틸 후보자가 주한 미국 대사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는 후보자의 인준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일각에서는 스틸 후보자의 강경한 반공 성향과 보수적 가치관이 향후 북한과의 외교적 대화 재개 시 유연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한미동맹의 군사적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그러나 청문회 전반의 기류는 그의 상징적 자산이 이러한 우려를 상쇄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스틸 후보자는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지원 요청에 대해 긍정적인 화답을 내놓으며 실용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는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사업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한미 경제 안보 동맹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관을 넘어 경제 협력의 촉진자로서의 역량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향후 상원 전체 회의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면 미셸 박 스틸 후보자는 최초의 한국계 여성 주한 미국 대사로서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의 임명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그가 가진 정체성과 정치적 네트워크가 한미 관계의 결속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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