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국내 대형주 노사 합의라는 겹호재에 힘입어 전장 대비 6.92% 급등한 7,707.53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협상 타결 임박 시사로 국제 유가와 미 국채 금리가 동반 급락하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는 8,000선을 돌파한 이후 지속된 변동성을 극복하고 하루 만에 7,700선을 회복하며 시장 안정을 되찾았다. 유가증권시장은 전 거래일보다 3.85% 오른 7,486.37로 출발한 뒤 장중 상승 폭을 확대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급격한 지수 상승으로 인해 오전 9시 24분과 9시 27분에는 양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미국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소식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며 글로벌 증시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진입했음을 공식화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불식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등에서 최종 합의안 도출 가능성을 보도하자 시장은 이를 공급망 안정과 비용 부담 완화의 강력한 신호로 해석했다.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자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가파른 하향 안정화 추세에 진입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5.66% 급락한 98.26달러에 마감했으며 브렌트유 역시 105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유가 급락은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제조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대폭 상향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미 국채 금리의 하락은 기술주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주며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5% 급등한 가운데 글로벌 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12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며 업황 호조를 증명했다. 이러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긍정적 흐름은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력 종목의 상승 동력으로 직결됐다.
국내적으로는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총파업 리스크를 대부분 털어낸 점이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 반도체 생산 차질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투자자들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이익 성장세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노사 관계의 안정은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할인 요인을 해소하고 시장의 기초 체력을 보강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받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의사록 공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국채 금리보다 유가의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상 우려가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실물 경제의 비용 지표인 유가 하락이 투자 심리 회복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이는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이 통화 긴축 우려를 압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11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완전한 추세 전환을 낙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283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이탈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00억 원과 7,000억 원 이상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으나 수급 불균형 문제는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늘 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외국인 수급의 귀환 여부와 매도세의 둔화 속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도 기조가 고착화될 경우 지수의 추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으나 매도세가 장중 둔화된다면 코스피의 강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수급 패턴 변화를 주시하며 신중한 시장 접근을 유지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증시는 지정학적 합의의 최종 도출 여부와 미 연준의 향후 통화 정책 행보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란과의 최종 합의안이 보도된 대로 공식화될 경우 유가 안정화와 함께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이 확보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인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에도 대비하며 포트폴리오의 효율성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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