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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특·대' 대신 '2XL·XL' 도입…계란 크기 명칭, 글로벌 표준 맞춰 전면 개편

이성경 기자
'왕·특·대' 대신 '2XL·XL' 도입…계란 크기 명칭, 글로벌 표준 맞춰 전면 개편
©연합뉴스

 

정부가 계란의 중량 규격 명칭을 기존의 서술형 체계에서 영문 약자 중심의 국제 규격으로 전격 교체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자의 직관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왕·특·대·중·소'로 분류하던 계란 크기를 '2XL·XL·L·M·S'로 변경하는 축산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불명확한 명칭으로 인한 시장의 혼선을 제거하고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기 위한 규제 혁신의 일환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계란 중량 규격의 명칭 체계를 전면 개편하며 축산물 유통 시장의 효율화에 나선다. 이번 조치는 기존의 '왕·특·대·중·소' 방식이 소비자에게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앞으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모든 등급 계란은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알파벳 표기 방식으로 전환되어 판매될 예정이다. 시장 질서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핵심이다.

새로운 규격 체계는 계란의 개당 중량을 기준으로 총 다섯 단계로 세분화하여 적용된다. 가장 큰 규격인 2XL는 중량이 68g 이상인 계란에 부여되며, XL는 60g 이상 68g 미만으로 정의된다. 이어 L은 52g 이상 60g 미만, M은 44g 이상 52g 미만, S는 44g 미만으로 각각의 기준이 설정되었다.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격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국내 축산물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유통 현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과거의 한글 명칭 체계는 크기의 선후 관계를 즉각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대(大)'자가 실제로는 중간 정도의 크기에 해당하여 구매 시 혼선을 빚는 사례가 빈번했다는 점이 제도 개선의 주요 배경이다. 효율적인 시장 경제 작동을 위해 명확한 정보 전달은 필수적인 요소다.

실제 농식품부가 지난해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는 이러한 제도 개선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사 대상자의 상당수가 기존 명칭으로는 계란의 크기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으며, 개정안에 대한 찬성률은 72%에 달했다. 이는 소비자 중심의 규제 혁신이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행정이 시장의 요구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개정된 축산법 시행규칙은 21일 관보 게재와 동시에 즉시 효력을 발휘하며 전국 유통망에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시장의 일시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6개월간의 유예 기간을 설정했다. 이 기간 동안 유통업체와 생산 농가는 기존의 포장재를 소진하면서 새 명칭과 기존 명칭을 병행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는 행정의 유연성을 발휘하여 민간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전익성 농식품부 축산유통팀장은 "이번 개선으로 소비자가 계란 크기를 한눈에 알아보고 합리적인 구매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축산물 품질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명칭 변경이 축산물 유통 선진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장재 교체 비용 발생과 초기 인식 변화에 따른 행정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소규모 생산 농가의 경우 갑작스러운 규격 변경이 단기적인 경영상의 고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6개월의 유예 기간은 이러한 현장의 애로사항을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완충 장치로 평가받고 있다. 변화에 따르는 비용보다 투명한 시장 질서 확립으로 얻는 공익적 가치가 훨씬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향후 계란 유통 시장은 표준화된 규격 체계 안에서 가격 형성의 투명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소비자는 자신의 용도에 맞는 정확한 크기의 계란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며, 유통업계 또한 규격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는 궁극적으로 축산물 시장의 시장 경제 원리를 강화하고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표준화는 공정한 경쟁의 시작이자 소비자 보호의 기본이다.

이번 정책의 시행은 단순히 계란 크기 명칭을 바꾸는 문제를 넘어 식품 안전 및 유통 이력 관리의 정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 표준 규격인 XL나 L 등의 표기는 향후 축산물 수출입 시에도 호환성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이번 명칭 변경이 시장에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현장 점검과 대국민 홍보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민관이 협력하여 새로운 유통 질서를 확립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계란은 국민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기초 식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규격 선진화의 의미는 남다르다.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법치에 기반한 투명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정부의 핵심적인 책무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생산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이번 조치는 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규제 혁신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축산물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불필요한 관행을 철폐해 나갈 방침이다.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일은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다. 이번 계란 규격 명칭 변경이 성공적인 규제 개혁의 모범 사례로 기록될 수 있도록 철저한 사후 관리와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와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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