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폭언을 일삼아 '견책' 처분에 그쳤던 류철호 태백시체육회장에 대한 징계 절차가 전면 무효화되고 원점에서 재심의된다. 스포츠윤리센터는 기존 징계가 규정을 위반한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태백시체육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류 회장에 대한 재징계안을 엄정하게 심의할 방침이다.
류철호 태백시체육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저지른 성희롱과 폭언에 대한 징계 절차가 스포츠윤리센터의 강력한 지적에 따라 전면 무효화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이는 기존에 내려진 경징계 처분이 관련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스포츠윤리센터는 기존 징계 양형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확인하고 상급 기관을 통해 재징계를 공식 요구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그동안 지역 체육계 내부에서 제기되었던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태백시체육회는 오는 22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하여 류 회장에 대한 재징계안을 심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심의는 지난 3월 초 스포츠윤리센터가 대한체육회와 강원도체육회를 거쳐 재징계를 요구한 지 두 달여 만에 이루어지는 후속 조치다. 위원회는 과거의 미온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강화된 규정에 따라 류 회장의 비위 행위를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다. 재심의 결과에 따라 류 회장의 직무 수행 여부와 향후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2024~2025년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은 성범죄 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성적 굴욕감을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 엄격한 징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비위 임원은 행위의 경중에 따라 최소 3개월에서 최대 3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야 한다. 이는 조직 내 성 윤리 의식을 강화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로 작용한다. 류 회장의 행위는 이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한 중징계 대상에 해당한다.
언어폭력의 경우에도 욕설이나 비속어, 조롱 등이 포함될 경우 성희롱과 동일한 수위의 징계가 내려지도록 명시되어 있다. 규정은 조직 내 위계질서를 악용한 폭언이 단순한 개인 간의 갈등을 넘어 조직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 비위라고 정의한다. 류 회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러한 행위는 스포츠계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간주된다.
올해 3월 개정된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는 성희롱과 언어폭력 항목에 감봉과 견책이 추가되었으나 류 회장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해당 개정안은 소급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류 회장의 과거 비위 행위는 반드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로 다스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체육회는 '견책'이라는 최하위 수준의 징계를 내려 사안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는 규정의 취지를 왜곡하고 징계권을 남용한 사례로 지적받는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류 회장에 대한 견책 처분이 양형 기준을 전혀 충족하지 못하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단정했다. 센터 측은 임원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임원 재직 결격사유에 해당하여 사실상 해임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태백시체육회는 이 조치가 사실상 해임과 같아 너무 가혹하다고 판단했으나 이는 원칙을 저버린 자의적 해석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규정의 엄격한 적용만이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는 유일한 길이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는 "임원의 경우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임원 재직 결격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백시체육회는 이 조치가 사실상 해임과 같아 너무 가혹하다고 보고 견책 처분을 내렸지만, 직위나 직무를 떠나 성희롱과 언어폭력에 대해 원칙대로 징계해야 한다는 것이 센터의 확고한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조직의 안위보다 피해자의 인권과 법치주의적 원칙이 우선되어야 함을 명확히 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류 회장은 2024년 7월 식사 자리에서 여직원을 향해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동석한 이들에게 특정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입에 담기 어려운 성희롱성 발언을 지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직원은 공적인 업무 공간과 연장선에 있는 자리에서 회장의 권력에 눌려 적절한 항의조차 하지 못한 채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발언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사례로 분류된다.
사적 업무 지시와 권한 남용 사례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류 회장은 2022년 10월 전국체전 기간 중 업무와 무관하게 땅을 보러 가야 한다는 이유로 직원을 원주까지 왕복 6시간 동안 운전하게 했다. 공무 수행 중인 직원을 자신의 개인 비서처럼 부리며 사적인 이익을 취한 행위는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이 밖에도 자녀 결혼식 답례품 배포를 강요하는 등 총 10여 건의 비위 사실이 드러났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태백지청은 이미 해당 사건의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시 체육회에 시정지시와 과태료 부과 처분을 내렸다. 국가 기관이 류 회장의 행위를 법 위반으로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시 체육회는 내부 징계 과정에서 이를 외면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2차 가해에 대해서는 아예 징계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부실 조사의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었다. 이는 조직 내부의 자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태백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중 징계 금지 원칙을 내세워 스포츠윤리센터의 재징계 요구를 각하한 바 있다. 위원회는 이미 견책 처분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동일한 사안으로 다시 징계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센터 측은 최초 징계 자체가 규정을 위반한 무효에 해당하므로 이중 징계 금지 원칙이 적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잘못된 법리 해석을 통해 가해자를 보호하려 했던 시도는 결국 상급 기관의 제동에 가로막혔다.
이번 재징계 심의는 단순한 개인의 처벌을 넘어 무너진 스포츠계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지역 사회의 학연과 지연이 얽힌 온정주의가 징계 수위를 낮추는 고질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법과 규정이 정한 원칙을 무시한 처분은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뿐이다. 오는 22일 열리는 위원회가 규정에 부합하는 엄정한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스포츠계 내 성희롱 및 갑질 근절을 위해서는 징계 권한의 독립성과 객관성 확보가 시급하다. 지자체 체육회가 가해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사들로 공정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이번과 같은 부실 징계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스포츠윤리센터의 감시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징계 규정 위반 시 해당 조직에 대한 불이익을 명문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체육계의 건강한 미래를 보장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