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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아닌 성별이 장벽"… 인권위, 여학생 입학 제한 마이스터고에 '성차별' 제동

이겨례 기자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여학생의 마이스터고등학교 입학을 제한하거나 배제하는 행위를 교육 영역에서의 불합리한 성차별로 규정하고 시정을 권고했다. 전국 54개 마이스터고 중 26%에 달하는 14개교가 여전히 성별에 따른 진입 장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에게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근거한 공정한 선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마이스터고등학교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여학생의 입학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의 이번 결정은 산업 수요 맞춤형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가 특정 성별에 편중된 인력 양성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교육 현장에서의 기회균등은 국가 경쟁력 강화와 시장 효율성 제고를 위한 핵심 가치라는 점이 이번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전국 마이스터고의 운영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성별에 따른 차별적 선발 관행은 여전히 견고한 실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전국 54개 마이스터고 중 성별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교는 40곳으로 전체의 74% 수준에 머물렀다. 나머지 14개교는 여전히 성별 정원을 별도로 설정하거나 아예 여학생의 지원 자체를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기계와 자동차, 전기, 전자 등 이른바 공업 계열에서의 여학생 배제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조사 결과 공업 분야 마이스터고 9곳은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여학생을 단 한 명도 뽑지 않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이외에도 5개 학교는 남녀 성별 정원을 사전에 확정하여 운영함으로써 성적이나 적성과 관계없이 특정 성별의 입학 기회를 원천적으로 제한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선발 방식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성별을 교육 기회에서 소외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학생의 입학을 제한하는 조치는 교육 영역에서 성별에 의한 불합리한 차별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며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의 관행보다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현대 산업 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직업 교육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마이스터고의 설립 취지를 고려할 때 성별 장벽은 인적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산업 현장의 자동화와 지능화가 가속화되면서 과거 육체노동 중심의 직군에서도 성별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가 성별이라는 비본질적 요소로 인해 적성을 발휘할 기회를 잃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손실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산업 현장의 특수성과 학교 시설의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일부 학교들은 기숙사 시설 부족이나 여학생 전용 휴게 공간 미비 등 물리적 환경의 제약으로 인해 즉각적인 성별 통합 선발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정 산업군의 경우 여전히 남성 위주의 고용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졸업 후 취업 연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치와 평등의 원칙 아래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인권위의 일관된 입장이다.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된 이번 권고안은 마이스터고가 성별이 아닌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신입생을 선발하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감독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공교육 기관으로서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조치다.

향후 교육 당국은 인권위의 권고를 바탕으로 전국 마이스터고의 입학 전형 요강을 재검토하고 시설 확충 등 인프라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성별 정원제를 폐지하고 완전한 능력 중심의 선발 제도가 정착될 경우 직업 교육 시장 내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교육의 질적 수준 또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스터고의 변화는 향후 일반 전문계 고등학교와 산업계 전반의 성별 다양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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