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 규모의 종합 게임 전시회인 '플레이엑스포(PlayX4)'가 국내외 게임업체의 참여 속에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넥슨과 라인게임즈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PC와 콘솔 기반의 신작을 대거 공개하며 한국 게임 산업의 플랫폼 다변화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4위 규모인 한국 게임 시장의 저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미래 콘텐츠 산업의 향방을 가늠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플레이엑스포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킨텍스가 주관하는 수도권 최대의 게임 전문 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 개막 당일 고양시 일대에는 시간당 1㎜ 안팎의 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가 이어졌으나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게임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관람객들은 킨텍스 전시장 입구부터 긴 대기 행렬을 형성하며 신작 게임 체험과 각종 부대 행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기업 간 거래(B2B)가 22일까지, 일반 관람객 대상의 B2C 전시는 24일까지 진행되어 산업적 성과와 대중적 흥행을 동시에 정조준한다.
넥슨은 자사의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던전앤파이터'를 테마로 한 대규모 특별 부스를 조성하여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현장에서는 오는 6월 업데이트가 예정된 신규 캐릭터 '제국기사'와 여성 프리스트의 다섯 번째 전직 직업인 '인파이터'가 상세히 소개되어 이용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게임 사운드트랙 공연과 유명 인터넷 방송인이 참여하는 무대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관람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는 기존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콘텐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라인게임즈는 기존의 모바일 게임 중심 수익 구조에서 탈피하여 PC와 콘솔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명확히 드러냈다. 오랜만에 오프라인 게임쇼에 복귀한 라인게임즈는 'CODE EXIT', '엠버 앤 블레이드', '컴 투 마이 파티', '콰이어트(QUIET)' 등 자체 개발 및 퍼블리싱 신작 4종을 출품했다. 출품된 네 작품 모두 PC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현장에는 직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 공간과 코스프레 모델 포토 부스가 운영되었다. 플랫폼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국내 게임사들의 체질 개선 노력이 구체적인 결과물로 제시된 사례다.
해외 대형 게임사들도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차세대 기대작을 앞세워 플레이엑스포 현장을 찾았다. 매년 행사에 참가해 온 일본의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는 차기작 '블러드 오브 던워커'와 '에이스 컴뱃 8: 시브의 날개'를 중심으로 화려한 홍보 부스를 구축했다. 비록 별도의 게임 시연 공간은 마련되지 않았으나 한국어 버전 로고와 함께 설치된 대형 조형물은 관람객들의 사진 촬영 명소로 각광받았다. 글로벌 대작들이 한국어 현지화와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은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높은 안목과 시장 영향력을 방증한다.
대원미디어는 자사가 국내에 공식 유통하는 닌텐도의 차세대 하드웨어 '닌텐도 스위치 2'를 중심으로 대규모 게임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부스 한편에는 다양한 닌텐도 공식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마련되어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체험 환경은 콘솔 게임에 대한 국내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대원미디어의 행보는 국내 콘솔 시장의 외연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장 내에는 대형 게임사뿐만 아니라 인디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 등 산업의 뿌리를 지탱하는 다양한 영역의 전시가 조화를 이루었다. 한국아케이드게임산업협회가 공동관 형태로 참여한 'K-아케이드게임 파빌리온'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을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인디 게임 구역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소규모 개발사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게임 산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일조했다. 보드게임 체험 및 판매 공간 역시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게임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콘텐츠임을 증명했다.
개막식에는 조영기 한국게임산업협회장, 탁용석 경기콘텐츠진흥원장 등 국내 게임 산업을 견인하는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스마일게이트, 컴투스플랫폼, 원스토어 등 주요 참가사 및 후원사 관계자들도 함께하며 민관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특히 도쿄게임쇼(TGS), 타이베이 게임쇼, 차이나조이 등 아시아권 주요 게임쇼 주최 측 관계자들이 참관 차 현장을 방문하여 국제적 교류를 강화했다. 이는 플레이엑스포가 국내 행사를 넘어 아시아 게임 산업의 허브로 도약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게임 산업은 시장 규모 면에서 전 세계 4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지사는 "우리 게임 산업의 창의성이 전 세계 이용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만큼 미래 콘텐츠 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경기도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게임산업이 세계를 선도하는 미래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함께 더 노력하겠다"는 김 부지사의 발언은 산업 육성에 대한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다만 대형 게임사 위주의 부스 배치와 특정 유명 IP에 대한 인파 쏠림 현상은 행사가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중소 인디 게임사들의 혁신적인 시도가 관람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의 효율적 배분과 홍보 지원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형 상업 게임과 중소 인디 게임 간의 균형 잡힌 성장이 뒷받침되어야만 게임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시 규모의 확대에 걸맞은 운영의 묘와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향후 과제로 남겨졌다.
플레이엑스포는 향후 국내 게임 산업의 기술적 진보와 시장 다변화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플랫폼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에서 PC와 콘솔로 이어지는 플랫폼 확장 시도가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경기도와 관련 기관은 이번 행사의 성과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K-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고도화할 방침이다.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만큼 플레이엑스포의 위상은 매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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