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외국인 통합계좌 거래 대상을 ETF와 ETN까지 전격 확대한다. 지난달 말부터 보름간 통합계좌 거래대금이 5조 8,000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당국은 망 분리 규제 완화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시장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글로벌 정합성에 맞춘 제도 정비로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융위원회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외국인 통합계좌 거래 대상을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까지 전격 확대한다.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여 해외 자본 유입을 극대화하고 국내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려는 전략적 조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도적 장치의 미비점을 보완하여 한국 주식을 향한 해외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해외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사고 싶어 러브콜을 보내는데 이를 담을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안 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국내 증권사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국내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최근 실적에서 그 효용성이 수치로 증명되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해당 계좌를 통한 거래대금은 5조 8,000억 원에 달하며 순매수 규모는 2조 2,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당국은 조만간 규정 변경을 예고할 예정이며 준비가 완료된 금융기관에는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하여 제도 시행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러한 조치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여 외국인 자금의 유입 경로를 다각화하려는 시장 친화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 가치 훼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6월 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명시적 예외를 두기보다 이사의 주주 보호 의무를 구체화하고 보호 노력의 충분성을 판단하는 보편적 기준 정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법치 중심의 시장 질서를 확립하여 소액 주주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는 취지다. 미래 첨단 산업 분야의 상장 과정에서도 주주 보호를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 방향이다.
금융권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안 목적의 망 분리 규제 완화는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인공지능 전환(AX) 시기를 맞아 기존 망 분리 규제가 혁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보안 역량을 갖춘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규제를 한시 완화한다. 특히 고도의 보안 체계와 AI 활용 능력을 입증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망 분리 규제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는 경직된 규제가 기술 발전을 가로막지 않도록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혁신 기조를 반영한 결과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무분별한 확산에 대해서는 시장 왜곡 가능성을 우려하여 보수적이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을 파생상품이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상품 구성 단계에서부터 기초자산을 엄선하여 관리할 계획이다. 오는 27일 출시될 예정인 관련 상품의 시장 영향력을 면밀히 분석한 뒤 추가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파생상품 시장의 양적 팽창보다는 기초자산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는 질적 안정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의 경계를 다루는 금가분리 규제 완화 논의는 이용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을 전제로 신중하게 추진된다. 최근 하나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인 두나무에 1조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사례에서 보듯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요구는 거세지는 추세다. 당국은 2단계 가상자산법 입법 과정과 연계하여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피며 규제 완화의 수위를 조절할 예정이다. 금융 안정이라는 대원칙 아래 신기술 금융 자산의 제도권 편입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비거주 1주택자의 대출 규제와 은행권 위험가중치(RWA) 관리는 시장의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정교하게 추진된다. 현재 수도권 규제지역 아파트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모는 9조 2,000억 원, 약 5만 9,000건 수준으로 파악되며 투기적 목적을 차단할 명확한 기준을 마련 중이다. 주택담보대출 RWA의 경우 현재 15%에서 20%로 상향된 상태이나 시장 상황과 정책 목표의 방향성에 따라 필요시 적극적으로 개선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운영 리스크와 구조적 외환 포지션 등을 포함한 RWA 전체의 추가 개선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규제 완화가 자본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보안 사고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특히 망 분리 폐지가 금융 데이터 보안 체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당국은 전문가 심사와 엄격한 선별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도 정책 수립 과정에 반영되고 있다. 규제 완화가 단순한 해제가 아닌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효율화임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9월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를 개최하여 한국 자본시장의 위상을 제고하는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규제 혁신 패키지는 한국 시장의 고질적인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고 글로벌 투자 자금을 유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발표될 중복상장 가이드라인과 망 분리 완화 조치가 실제 시장의 신뢰를 얼마나 얻느냐가 정책 성패의 관건이다. 정부는 법치와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진 금융 환경 조성을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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