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내달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출범하고 금융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지정을 추진하는 등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인 재설계에 나선다. 매입채권추심업을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상록수 사태와 같은 약탈적 금융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유동화전문회사에 대한 전수조사도 병행한다. 이는 금융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고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고강도 혁신안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가 내달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발족하여 금융 시스템 전반의 공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플랫폼을 가동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소외 문제를 야기하는 구조적 원인을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 재설계를 단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금융사 지배구조 자체에 포용금융의 가치를 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추진단은 총괄, 정책서민, 금융산업, 신용인프라 등 총 4개 전문 분과로 나뉘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한다. 총괄분과는 금융사 이사회 내에서 포용금융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지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포용금융 업무에 매진한 임직원들이 사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면책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된다.
정책서민분과와 금융산업분과는 각각 정책서민금융의 유인 구조 설계와 건전성 규제의 합리화를 담당하여 금융사의 참여를 독려한다. 경직된 건전성 규제로 인해 금융사가 포용금융에 소극적이었던 관행을 타파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신용인프라분과는 과거 이력에만 의존하던 현행 신용평가방식을 개선하여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한다.
이번 추진단은 제도권 밖의 재야 전문가와 사회활동가, 현장 상담 종사자까지 참여하는 열린 논의체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기존 사고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금융 시스템을 보자는 취지로 제도권 밖의 전문가들까지 참여하는 열린 논의체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정부는 이른바 '상록수 사태'로 불거진 원시적 약탈금융의 재발을 막기 위해 유동화전문회사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금융회사 자체조사, 금융감독원, 신용정보원, 캠코로 이어지는 '4중 장치'를 활용해 새도약기금의 사각지대를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다. 부실 채권이 무분별하게 추심업자에게 넘어가 서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현재 케이비스타자산유동화유한회사가 약 2,800억 원, 제네시스유동화전문유한회사가 약 280억 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금융당국은 2분기부터 금융회사별 연체채권 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이를 공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한다. 채권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고 금융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매입채권추심업의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해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추심업은 연체채권을 저가에 매입해 이익을 내는 구조적 특성상 엄정한 규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질서를 교란할 위험이 크다. 허가제 전환을 통해 부적격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고 추심 과정에서의 법적 준거성을 엄격히 관리할 방침이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금융사 과징금 안건은 법리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감독원으로 재이첩되었다. 금융위는 이번 사안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제재인 만큼 향후 유사 사례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실관계 파악과 법리 적용의 정교함을 기해 제재의 수용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의 발표가 지연되는 배경에는 현장의 '참호 구축' 및 '이너서클'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특정 세력이 권력을 독점하는 관행이 반복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배구조 개선이 단순한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세밀한 설계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개입이 민간 금융사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경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CIFO 지정이나 추심업 허가제 전환 등이 과도한 규제로 작용하여 금융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향후 금융위원회는 내달 추진단 킥오프를 시작으로 분과별 세부 과제를 확정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서민 금융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금융 정책이 시장 질서 확립과 사회적 안전망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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