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화물연대 집회 사망사고 낸 비조합원 징역 3년 구형... ‘살인’ 대신 ‘상해치사’ 적용

이성경 기자
화물연대 집회 사망사고 낸 비조합원 징역 3년 구형... ‘살인’ 대신 ‘상해치사’ 적용
©연합뉴스

 

검찰이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조합원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40대 비조합원 운전자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며 법치주의 원칙에 따른 엄정한 책임을 물었다. 당초 경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고의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상해치사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번 사건은 집회 현장의 무질서가 초래한 비극적 인명 사고로 기록되며 산업 현장의 안전과 질서 유지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 있다.

검찰은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화물차 운전자 A씨에게 징역형의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고인 A씨는 지난달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 화물연대 집회 현장에서 출차를 저지하던 조합원들을 들이받아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의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으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유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이와 같은 구형량을 결정했다.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살인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 신중한 법리 검토를 거쳐 혐의를 조정했다. 경찰은 사건 초기 A씨에게 살인 및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차량을 붙잡고 있던 노조원들로 인해 운전자의 시야가 제한적이었던 점에 주목했다. 사고 직후 피고인이 즉시 정차하여 구호 조치를 취하려 한 정황 등을 종합할 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최종 결론이다.

피고인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피해자 측에 대한 사죄의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최후진술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 그리고 부상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에 대해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호소했다. 법정에서는 당시 긴박했던 집회 현장의 상황과 비조합원으로서 운송 업무를 수행해야 했던 피고인의 처지 등이 함께 언급되며 사건의 배경이 상세히 소명되었다.

집회 현장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와 별개로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사법 처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집회 현장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경찰의 정당한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조합원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B씨는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구를 지닌 채 공권력에 저항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넘어선 명백한 불법성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류센터 정문을 봉쇄하기 위해 경찰 바리케이드로 차량을 몰고 돌진한 또 다른 조합원의 재판도 병행되고 있다. 60대 조합원 C씨는 승합차를 이용해 물리적 타격을 가하며 공권력의 무력화를 시도한 혐의로 첫 공판을 치렀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화물연대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적 수단과 불법 행위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시민의 안전과 국가 법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비조합원 운전자에 대한 혐의 변경이 인명 피해의 중대성에 비해 관대한 처분이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기도 한다. 살인 혐의가 제외됨으로써 형량의 상한선이 낮아진 점에 대해 노동계 일부에서는 집회 방해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는 증거주의 원칙에 따라 객관적인 정황과 고의성 여부를 엄격히 따지는 것이 형사법의 대원칙임을 강조하며 기계적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죄질이 가볍지 않으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사망한 조합원 유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공식적인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피고인의 반성 정도와 피해자 측과의 합의 상황을 양형에 반영하는 통상적인 형사 재판 절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법리와 증거에 기반한 판단이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향후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사회적 파장과 법치주의 확립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최종 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흉기 위협 및 바리케이드 돌진 혐의를 받는 조합원들에 대한 선고와 공판도 비슷한 시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집회 현장에서의 안전 확보와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산업 현장의 질서를 바로잡는 초석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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