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소 보유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5년 내 피지컬 인공지능(AI)의 확산을 전망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 도입률은 15%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적 기대감과 달리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전문성 부족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난으로 인해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산업계가 피지컬 인공지능(AI)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정작 실제 산업 현장 적용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산하 산업기술혁신연구원이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연구소 보유 기업의 63.3%가 향후 5년 이내에 피지컬 AI가 확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인공지능이 물리적 실체와 결합하여 제조 및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현재 피지컬 AI를 실제 도입하여 활용 중인 기업은 전체의 15%에 그치며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드러냈다.
피지컬 AI에 대한 기업들의 이해도 수준 역시 기술 확산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 분석된다. 조사 대상 기업 중 피지컬 AI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14.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 기업의 48%는 단순한 개념 정도만 파악하고 있다고 답해, 기술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 수립이 미비한 상태임을 시사했다. 현재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인 단계라고 답한 기업은 46.1%로 나타나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실질적인 전환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피지컬 AI의 확산 전망에 대한 시각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도체 분야는 응답자의 50%가 매우 빠른 확산을 예상했으며, 소프트웨어 분야 역시 41.4%가 급격한 시장 성장을 점쳤다. 반면 화학 분야는 42.1%의 기업이 특정 분야에 국한된 제한적 확산에 그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각 산업군이 처한 공정의 특성과 디지털 전환의 성숙도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을 수용하는 속도와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 규모에 따른 기술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게 관측되었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피지컬 AI 도입률은 20.6%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은 14.7%에 머물며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본력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고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요구되는 피지컬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도입 분야는 제조 및 생산이 37.1%로 가장 높았으며, 연구개발(R&D) 분야가 28.2%로 그 뒤를 이어 현장 실무 중심의 적용이 우선시되고 있다.
피지컬 AI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경제적 부담이다. 설문에 응한 기업의 65%는 피지컬 AI 도입 시 투자 재원의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피지컬 AI를 기업 경영의 위협 요소로 인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28.7%가 도입 비용 문제를 1순위로 언급했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비용 문제 외에도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인력 대체와 노사 갈등을 주요 위협 요인으로 지목하며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피지컬 AI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노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LG CNS 박종성 리더는 "피지컬 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노동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개념이다"라며 "향후 피지컬 AI를 활용한 로봇 운영비가 낮은 지역이나 국가로 세계의 부가 집중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기업의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재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피지컬 AI의 확산이 특정 산업에만 국한되거나 기존 일자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조사 결과에서도 약 29.6%의 기업은 피지컬 AI가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확산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급격한 자동화가 초래할 수 있는 고용 불안정과 기술적 신뢰성 문제는 기업들이 선뜻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기술 완성도가 높아지기 전까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성공적인 피지컬 AI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의 자구책과 더불어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오심일 한국은행 팀장은 "피지컬 AI가 자율로봇과의 협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로봇의 일자리 대체에 대한 막연한 우려보다는 새로운 일자리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시장 조성과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기술 도입을 위한 금융 지원과 더불어 인력 재교육 및 노동 유연성 확보가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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