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민간 전문가에게 연구개발 전권을 부여하는 ‘한계도전 R&D’ 프로젝트의 2기 책임 프로그램 매니저(PM) 구성을 완료하고 한국형 혁신 모델 정착에 속도를 낸다. 이번 2기 체제는 기존 바이오헬스, 소재 분야를 넘어 응용·융합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며 국가 R&D 전반의 도전성과 혁신성을 강화하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구혁채 1차관 주재로 간담회를 열고 한계도전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이끌 2기 책임 프로그램 매니저(PM)를 선정하여 발표했다. 이번에 선발된 인사는 백영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본부장과 조광명 진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포함한 총 4명으로, 이들은 향후 2년간 각 분야의 연구 기획부터 과제 선정,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주도하게 된다. 당초 5명의 선발을 계획했으나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 최종 4명이 확정되었으며, 나머지 2명은 소속 기관과의 직 정리 절차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 공개할 방침이다.
한계도전 R&D 프로젝트는 관 주도의 경직된 연구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민간 전문가인 PM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혁신적 R&D 사업으로 2024년 공식 착수했다. 이는 미국 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성공 시 사회적·경제적 파급력이 막대한 고난도 기술 개발을 목표로 삼는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존의 추격형 연구에서 벗어나 선도형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가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제고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사업의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2기 PM 체제는 1기보다 폭넓은 기술 분야를 포괄하도록 설계되었다. 1기 사업이 바이오헬스, 소재, 기후·에너지 등 3대 전략 분야에 집중했다면, 이번 2기에서는 응용·융합 및 기타 과학기술 분야를 추가하여 기술 간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 연구를 장려한다. 이러한 영역 확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유연한 대응력을 확보하고 신산업 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현직 PM들은 혁신도전형 R&D의 성공을 위해 명확한 문제 정의와 과감한 목표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참석자들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성과 확산까지 고려한 전 주기 관리 역량이 필수적이며, 체계적인 진도 점검을 통한 유연한 경로 수정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책임 PM과 연구책임자 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긴밀한 소통이 실질적인 기술 대안 도출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구혁채 1차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 DARPA와 영국 고등연구발명국(ARIA)의 공통점은 단순히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탁월한 전문가에게 명확한 임무와 권한을 부여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문가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관리가 혁신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이라며 "과기정통부도 한국형 혁신도전 R&D 관리 모델을 고도화하여 정부 R&D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직접적인 간섭을 최소화하고 민간의 전문성을 극대화하여 시장 지향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PM에게 집중된 과도한 권한이 자칫 연구 생태계의 폐쇄성을 초래하거나 객관적 검증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투명한 사후 평가와 성과 공유 프로세스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성과 확산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운영의 공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향후 과기정통부는 이번 2기 PM 출범을 계기로 한계도전 R&D 추진 방식을 범부처 R&D 시스템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임기 2년의 PM들이 제시할 새로운 기술적 난제와 해결 방안은 국가 미래 먹거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혁신적 연구를 가로막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민간 전문가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여 한국형 R&D 혁신 모델의 완성도를 높여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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