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금양, 상장폐지 결정에 법적 대응… 가처분 신청으로 퇴출 절차 잠정 중단

이겨례 기자
금양, 상장폐지 결정에 법적 대응… 가처분 신청으로 퇴출 절차 잠정 중단
©연합뉴스

 

이차전지 대장주로 불리던 금양이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불복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오는 27일로 예정됐던 정리매매를 포함한 모든 상장폐지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법적 공방은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1년 넘게 거래가 중단된 금양의 존립을 결정지을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양은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따라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금양의 상장폐지 행정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당초 예정되었던 정리매매 일정은 전면 유예되었으며, 시장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여부에 따라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는 지난 20일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금양의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한 바 있다. 거래소는 오는 26일까지의 예고기간을 거쳐 27일부터 정리매매를 허용하는 등 구체적인 시장 퇴출 수순을 밟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양 측이 법적 대응을 공식화함에 따라 자본시장의 원칙과 기업의 방어권이 법정에서 충돌하는 양상을 띠게 되었다.

금양의 주식 거래가 중단된 시점은 외부 회계법인이 기업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감사의견을 거절한 지난해 3월 24일이다. 감사의견 거절은 기업의 재무 투명성과 영속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했음을 의미하며, 유가증권시장 규정에 따라 즉각적인 거래 정지 사유에 해당한다. 회사는 이후 약 1년 2개월 동안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왔으나 거래소의 엄격한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양 측은 상장폐지 결정 직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주주 및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경영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는 경영 정상화와 기업 가치 회복을 위해 끝까지 금석지교의 의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장 공장 준공을 위한 자금 확보 노력과 그간의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좀 더 폭넓고 공정하게 판단 받고자 법원의 결정에 호소하고자 한다"고 가처분 신청의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 기장군에 건설 중인 이차전지 생산 공장은 금양이 재도약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온 핵심 사업 부문이다. 금양은 이번 가처분 심리 과정에서 기장 공장 준공을 위한 자본 조달의 실효성과 향후 수익 창출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법원이 금양의 소명을 받아들여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회사는 상장 지위를 유지하며 재무 구조를 개선할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부산광역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특정 기업을 띄우려는 의도는 없었으나 지역 대표 기업의 상장폐지 위기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때 이차전지 테마의 중심에서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던 금양이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된 것은 시장의 과도한 기대와 실질적인 펀더멘털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역 경제계는 기장 공장 준공 여부가 지역 내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질서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장폐지 결정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감사의견 거절이라는 객관적 지표가 발생한 상황에서 퇴출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 남발될 경우 부실 기업의 시장 잔류를 허용하여 증시 전반의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법원의 판단이 금양의 실질적인 자금 조달 능력 증명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존속 가능성을 뒷받침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물증이 제시되어야 한다"며 "금양이 주장하는 자금 확보 계획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님을 법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법원은 거래소의 행정적 판단의 정당성과 기업의 회생 가치 사이에서 엄중한 균형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법원의 가처분 심리 결과에 따라 금양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중단되었던 정리매매 절차가 즉시 재개되어 시장 퇴출이 확정되지만, 인용될 경우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 지위가 유지된다. 투자자들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주식 가치가 극단적으로 변동할 수 있는 만큼, 근거 없는 낙관론보다는 법적 절차의 진행 과정을 냉철하게 지켜보며 대응 실익을 따져야 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양#상장폐지#결정에#법적#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