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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187만 조합원 직선제 전격 수용... 외부 감사위 신설엔 "자율성 침해" 반대

정휘 기자
농협, 187만 조합원 직선제 전격 수용... 외부 감사위 신설엔
©연합뉴스

 

농협중앙회가 187만 조합원의 직접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는 직선제 도입을 전격 수용하며 조직 지배구조의 근본적 쇄신에 나선다. 경영 자율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는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히며 내부 통제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반기 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정과의 최종 조율이 조직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농협중앙회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농협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인 중앙회장 직선제 전환을 수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대국민 입장 발표를 통해 187만 명에 달하는 전체 조합원이 직접 회장을 선출하는 민주적 선거제도 개선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소수의 조합장 중심 투표 방식이 농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사회적 비판과 개혁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이번 결정으로 농협은 기존 1,100명의 조합장이 투표권을 행사하던 간선제 방식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선거 구조 개편을 맞이하게 된다. 직선제 도입은 중앙회장의 대표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농업 경영의 민주성을 제고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의 지역 갈등과 금권선거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선거 공영제 도입 등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농협은 당정이 요구해 온 또 다른 개혁안인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외부 감사위가 설치될 경우 기존 내부 감사 기능과 중복되어 경영 전반의 자율성과 조직 안정성이 크게 저해될 수 있다는 논리다. 추가적인 인력 채용과 운영비 증가에 따른 비효율성이 결국 농민 지원 재원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반대 사유로 제시했다.

농협은 외부 감사위 설치의 대안으로 내부 감사 시스템의 철저한 보완과 투명성 강화를 약속했다. 학계와 농민단체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조직 내부의 자정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정부의 과도한 경영 개입을 경계하고 시장 질서에 기반한 자율적 책임 경영 기조를 유지하려는 보수적 경영 판단으로 풀이된다.

강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임원 추천의 공정성 제고 등 농협개혁위원회가 권고한 13개 혁신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을 공언했다. 그는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정부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조합원 직선제는 열린 마음과 책임 있는 자세로 적극 수용하겠다"고 인용구를 통해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농협의 공신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조직 내부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번 입장 발표는 당초 전국 조합장들 사이의 이견으로 한 차례 연기되는 진통을 겪었으나 지도부의 설득 끝에 극적으로 성사되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농협 개혁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농협 지도부가 느끼는 정치적 압박감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현재의 상황을 위중하게 인식하고 비상대책위원회와의 조율을 통해 직선제 수용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직선제 도입이 자칫 선거의 정치화나 과도한 선거비용 발생으로 이어져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외부 감사위 신설을 거부한 결정을 두고도 내부 통제만으로는 농협의 고질적인 불투명성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존재한다. 이러한 중립적 우려는 향후 하반기 국회에서 진행될 농협법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여야 및 이해관계자 간의 핵심 쟁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농협의 직선제 수용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감사위 설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며 향후 추가적인 의견 교환을 예고했다. 정부는 하반기 국회 내에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여 농협 개혁의 제도적 완성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농협이 제시한 자율 혁신안과 정부의 감독 강화 정책이 어떠한 지점에서 타협점을 찾을지가 향후 농업계 지배구조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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