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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종전 기대감에 국고채 금리 일제히 하락… 10년물 연 4.174% 기록

윤근일 기자
미국-이란 종전 기대감에 국고채 금리 일제히 하락… 10년물 연 4.174% 기록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국고채 금리가 10년물을 중심으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7bp 하락한 연 3.753%를 기록했으며, 10년물은 2.4bp 내린 연 4.174%에 장을 마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따른 글로벌 금리 하락 압력이 국내 시장에 즉각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는 글로벌 금리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국내 채권 시장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단계라고 밝힌 점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크게 해소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174%로 떨어졌으며, 20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1.6bp, 0.4bp 하락하며 안정세를 나타냈다. 50년물 금리 또한 0.5bp 내린 연 4.021%를 기록하며 장기물 위주의 강세가 뚜렷하게 관측되었다.

국내 금리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의 동반 급락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채권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0bp 하락한 4.569%를 기록하며 시장의 긴장을 완화했다.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 국채 30년물 금리 또한 현지시간 20일 장중 6.6bp 내린 5.114%로 내려앉으며 과열 양상이 진정되었다. 대외 금리 변동성에 민감한 국내 시장 특성상 미 국채의 수익률 하락은 즉각적인 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내며 채권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5.63% 하락한 배럴당 105.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5.66% 급락한 98.26달러에 마감하며 에너지 가격 안정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유가 하락은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기물 매수세를 통해 금리 하락을 주도했으나 단기물에서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은 10년물 국고채를 6,152계약 순매수하며 장기 금리의 하락 폭을 키웠다. 반면 3년물 국고채에 대해서는 648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단기물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유지했다. 이러한 외국인의 수급 불균형은 향후 금리 방향성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복합적인 시각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장기물 위주의 강세 속에서도 5년물 등 일부 중기물 금리는 소폭 상승하며 시장의 경계감을 드러냈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2bp 상승한 연 3.985%를 기록하며 전체적인 하락 흐름에서 비껴갔다. 1년물 국고채 금리 역시 0.2bp 오른 연 3.165%로 장을 마쳐 단기물 시장의 경직성을 보여주었다. 오전 한때 3년물과 5년물이 각각 4.3bp, 6.0bp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후 들어 하락 폭이 눈에 띄게 축소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하락을 대외 변수에 의한 일시적 반응으로 해석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오늘 금리 하락은 미 국채가 큰 폭으로 내리는 등 대외 금리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이 현재를 고점으로 확신하지 못하는 보수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의 효율성이 대외적 불확실성에 의해 제약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중동 분쟁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만큼 금리 하락세가 지속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보니 일부 물량이 나왔고 리스크 관리 수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약세장에서 손실을 본 포지션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오후 들어 낙폭을 축소시킨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기계적 중립 관점에서 볼 때 지정학적 리스크의 완전한 소멸 없이는 금리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기타 채권 및 단기 금융 상품 시장에서도 금리는 대체로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통안증권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3bp 내린 연 3.634%를 기록했으며, 91일물 CD 금리는 1.0bp 하락한 연 2.810%에 마감했다. 회사채 무보증 3년물(AA-) 금리 또한 0.5bp 하락한 연 4.381%를 나타내며 국고채 시장의 온기가 회사채 시장으로 일부 전이되었다. 다만 1년물 국고채와 5년물 국고채의 소폭 상승은 시장 내 여전한 금리 변동성을 시사한다.

향후 채권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실제 협상 타결 여부와 그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부가 국내 금리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대외 변동성 장세에 대비하며 법치와 시장 질서에 기반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전쟁 종식이라는 실질적 팩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에 기반한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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