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정용진 회장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서울경찰청 광수단 직접 수사 착수

이성경 기자
정용진 회장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서울경찰청 광수단 직접 수사 착수
©연합뉴스

 

서울경찰청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과 관련해 고발당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당초 강남경찰서에 배당됐던 사건을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로 재배당하며 수사 강도를 대폭 높였다. 이번 조치는 사안의 사회적 민감성을 고려해 검찰의 특수부에 비견되는 핵심 수사 부서가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경찰청은 강남경찰서에 배당됐던 정용진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의 고발 사건을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로 재배당했다. 당초 이 사건은 방송인 양정원 씨 사건을 담당했던 강남서 수사2과에 맡겨졌으나, 서울청은 배당 반나절 만에 광수단 이첩을 전격 결정했다. 이는 기업 총수가 연루된 사건의 중대성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논란의 규모를 반영한 결과다.

광주경찰청 남부경찰서에 접수된 유사 고발 사건도 서울청 광수단으로 병합되어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광수단은 일반 경찰서보다 전문적인 수사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 복잡한 법리 해석이 필요한 사건을 주로 다룬다. 수사 기관의 이 같은 행보는 흩어진 고발 건을 하나로 모아 신속하고 일관된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탱크 텀블러 시리즈'를 출시하며 부적절한 홍보 문구를 사용한 것에서 시작됐다. 당시 스타벅스는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해 제품을 홍보했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해당 표현이 민주화운동 유족과 광주 시민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자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정 회장을 고발했다.

정용진 회장은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 주주인 신세계그룹의 수장으로서 관리 및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고발인 측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역사적 비극을 조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데 대해 경영진의 묵인이나 방조가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정 회장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와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수사 주체가 서울청으로 상향됨에 따라 향후 수사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경찰서는 오는 29일 고발인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광수단이 사건을 넘겨받으면서 일정 재조정과 함께 고강도 조사가 예고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광역수사단에서 직접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리 검토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우연히 특정 기념일과 겹쳤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과도한 사법 처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단순한 단어 선택의 실수를 형사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기업의 창의적인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경제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보수적 시각에서도 이번 수사의 범위와 강도에 주목하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법적 처벌 사이의 경계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법률 전문가는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 사이의 법리적 쟁점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며, 경영진의 관리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될지가 핵심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대기업 경영진의 윤리 경영 및 리스크 관리 기준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경찰은 조만간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프로모션 기획 의도와 승인 과정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정 회장의 실질적인 지시나 보고 체계 포함 여부가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 결과는 향후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역사적 인식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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