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수한 석유 정제 능력과 일본의 방대한 비축 용량을 상호 교환하는 에너지 스와프 체계가 본궤도에 오른다. 정부는 이번 합의를 통해 동북아 에너지 공급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국내 원유 도입 물량을 예년 수준의 90% 내외로 확보하며 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 자원을 상호 보완적으로 교환하는 '원유·석유제품 스와프(SWAP)' 체계를 구체화하여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한국의 고도화된 석유 정제 시설과 일본의 대규모 비축 용량을 결합해 양국의 경제적 실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핵심으로 삼는다. 한국은 우수한 정제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인접한 일본 지역의 석유제품 조달 비용을 절감시키고, 일본은 풍부한 저장 공간을 활용해 한국의 수급 유연성을 지원하는 구조다.
양국 간의 에너지 협력은 지리적 인접성과 산업 구조의 차이를 활용한 효율적 자원 배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동해 연안 지역의 경우 자국 내 내륙 수송보다 한국 울산의 정제 시설을 통해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물류 비용 측면에서 현저히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양국은 민관 협의를 거쳐 스와프 체계의 세부 운영 방안을 확정하고 공급망 위기 발생 시 즉각적인 상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국내 원유 및 나프타 수급 상황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구체적인 지표를 제시했다. 올해 5월 원유와 나프타 물량은 예년 대비 90% 내외 수준을 확보하며 수급 차질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달 약 4,800만 배럴이었던 원유 도입 물량은 이달 약 7,850만 배럴로 대폭 확대되었으며, 이는 전월 대비 약 63% 증가한 수치로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향후 하절기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비한 물량 확보 작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부는 6월과 7월에도 예년과 비교해 각각 81%와 84% 수준의 원유 물량을 이미 확보해 둔 상태다. 이러한 선제적 물량 확보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국내 산업계에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일본은 비축·저장 용량이 우리보다 크고 많지만 정제 능력은 우리가 우위에 있어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는 큰 방향에 대한 합의를 이룬 상태이며 앞으로 민관과 정부가 대화하며 합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하며 정책의 연속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원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수급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다각적인 지원책을 병행하고 있다.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적극 시행하는 한편,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중동산 원유의 운송비 차액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나프타 수급 역시 기존 중동 의존에서 벗어나 미국산 등으로 도입선을 다변화하며 공급망의 복원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스와프 체계가 아직 초기 합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운영 과정에서의 정교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에너지 자원의 교환 비율이나 비상시 우선순위 등 구체적인 실행 매뉴얼이 확립되지 않을 경우 실제 위기 상황에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민간 정유사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정부 주도의 합의가 현장에서 원활히 작동할지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정부는 8월 이후의 원유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수급 불안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현재 수급 상황이 일시적으로 안정화되었으나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언제든 수급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산업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에너지 수급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한일 에너지 공조를 국내 에너지 안보의 핵심 보루로 육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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