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토스플레이스, KICC 상대 특허 무효심판 승소… 결제 단말기 기술 독점권 부정

윤근일 기자
토스플레이스, KICC 상대 특허 무효심판 승소… 결제 단말기 기술 독점권 부정
©연합뉴스

 

토스플레이스가 한국정보통신(KICC)을 상대로 제기한 결제 단말기 관련 특허 무효심판에서 승소하며 시장 내 기술 표준의 공공성을 확보했다. 특허심판원은 KICC가 보유한 정전기 방지 구조와 암호화 기술이 업계의 보편적 표준에 해당하여 특허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결정으로 토스플레이스는 '토스 프론트' 등 주요 단말기 제품군의 기술적 정당성을 법적으로 증명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제 단말기 시장의 신흥 강자인 토스플레이스가 기존 부가통신사업자(VAN)와의 특허 분쟁에서 승기를 잡으며 기술적 자립도를 입증했다. 특허심판원은 토스플레이스가 제기한 특허 무효확인 심판에서 한국정보통신이 보유한 핵심 기술들이 특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최종 판단했다. 이번 심결은 결제 인프라 기술의 독점적 권리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장려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국정보통신이 특허라고 주장해온 기술적 핵심은 크게 정전기 방지 구조와 신용카드 정보 암호화 방식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정전기 방지 구조는 과거 IC 카드 체제로 전환되던 시기에 빈번하게 발생했던 정전기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이중 굽힘 구조의 카드리더 장치다. 암호화 기술은 신용카드 정보가 단말기 내부에 저장되지 않도록 일회용 키(One-time Key)를 활용하여 보안성을 강화하는 메커니즘을 골자로 한다.

한국정보통신은 이러한 기술들이 토스플레이스의 주요 제품인 '토스 프론트 1·2세대' 및 '토스 터미널'에 무단으로 적용되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지속해 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토스플레이스와 아이샵케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시장 진입을 견제했다. 이에 토스플레이스는 지난 1월 해당 기술들이 특허로서의 신규성과 진보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을 들어 특허심판원에 무효확인심판을 청구하며 맞불을 놓았다.

특허심판원은 토스플레이스가 제시한 증거와 논리를 수용하여 해당 기술들이 이미 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표준 기술임을 명확히 했다. 심판원은 한국정보통신의 기술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업계에서도 표준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보안 규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특정 기업이 이를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로 소유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토스플레이스는 이번 심판 과정에서 해당 기술이 출원 이전부터 이미 공개된 기술적 기준에 해당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이들은 결제 단말기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편적인 설계 방식을 특허권으로 묶어 경쟁사의 진입을 차단하는 행위는 시장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허심판원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토스플레이스의 주장이 법률적으로 타당함을 공인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법적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정전기 방지 이중 굽힘 구조는 단말기의 내구성을 높이는 필수적인 설계 요소로 평가받는다. 또한 일회용 키를 이용한 암호화 방식은 현대 금융 보안 체계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기초적인 프로토콜로 인식되고 있다. 특허심판원은 이러한 기술적 요소들이 특정인의 창의적 발명이라기보다 산업 전반의 기술적 진보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보았다.

토스플레이스 측은 이번 승소에 대해 자사의 기술적 정당성이 확인된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토스플레이스 관계자는 "해당 특허는 업계에서 널리 사용된 기술이자 이미 공개된 기술 기준이다"라며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특허심판원의 결정은 토스플레이스가 일관되게 주장한 내용이 인정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정보통신은 그간 자사의 기술적 고유성을 보호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 등 강도 높은 법적 조치를 취해왔다. 이들은 기존 VAN 사로서 보유한 기술적 우위와 지식재산권이 신규 사업자에 의해 침해받고 있다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특허심판원에서 무효 판결이 내려졌으나 기술의 세부적인 적용 범위와 창의성 인정 여부를 두고 향후 추가적인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국내 결제 단말기 시장의 세대교체와 기술 혁신 속도를 앞당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이 보유한 포괄적 특허권이 무효화됨에 따라 후발 주자들의 기술 도입 장벽이 낮아지고 서비스 품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궁극적으로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에게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결제 환경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토스플레이스는 이번 승소를 기점으로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 침해 논란에서 벗어난 '토스 프론트'와 '토스 터미널'은 가맹점 보급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금융과 IT가 결합된 결제 인프라 시장에서 법치와 시장 효율성이 조화를 이루는 선례가 될 이번 사건은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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