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 간의 외교적 협상 타결 기대감이 확산함에 따라 3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21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2.32% 하락한 배럴당 102.58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94% 떨어진 96.35달러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식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급격히 완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자극했던 지정학적 긴장은 미국과 이란의 대화 가능성이 부각되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뉴욕상업거래소와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유종의 선물 가격은 협상 진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반영하며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특히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유지하면서도 낙폭을 키운 점은 공급망 마비에 대한 공포가 상당 부분 상쇄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날 유가 시장은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소식들에 반응하며 장중 내내 극심한 변동성을 노출했다. 오전 한때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농축 우라늄의 해외 반출 금지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3%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요구하는 핵 프로그램 해체 조건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으로 해석되어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다시금 키웠다.
미국 행정부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확보를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식 발언을 통해 이란의 우라늄을 미국이 직접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전쟁이 조만간 종결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무력 충돌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하겠다는 신호로 시장에 받아들여졌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현재의 대치 상황이 결국 외교적 합의로 귀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더 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요청을 수용해 임박했던 이란 공습을 전격 취소한 전례는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이 이란 측의 답변을 기다리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점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는 "현재의 유가 하락은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결국 극한의 대립보다는 경제적 실익을 위한 외교적 타협안이 도출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문가의 견해는 원유 수급의 펀더멘털보다는 정치적 타결 여부가 가격 결정의 핵심 변수임을 확인시켜 준다.
다만 미국과 이란 사이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여전하다는 점은 시장의 잠재적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하는 미국과 자국 내 우라늄 보유를 주장하는 이란의 대립은 언제든 유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도화선이다. 기계적 중립 관점에서 볼 때 협상이 결렬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급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향후 국제유가는 이란이 내놓을 최종 답변의 수위와 미국의 후속 대응 방식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간의 유예 기간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주말이 외교적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중동발 공급 충격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미 행정부의 공식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에너지 안보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가 해소되더라도 산유국들의 생산 쿼터 조정 등 시장 내부의 변수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될 경우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를 추가로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유가는 정치적 합의라는 거시적 환경과 원유 수급이라는 미시적 지표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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