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8% 넘게 폭등하며 7,815.59선에 안착해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가운데, 시장은 이제 심리적 저항선인 8,000선 재진입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미·이란 간 종전 협상 타결 가능성이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며 대외 불확실성을 완화한 점도 투자 심리 회복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대형주의 폭발적인 상승세와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힘입어 7,800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로 거래를 마감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복원력을 보여주었다. 장 초반부터 몰아친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개장 24분 만에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 정지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유가증권시장의 수급 주체별 동향을 살펴보면 기관의 압도적인 매수 우위가 지수 폭등의 발판이 되었다. 기관은 하루 동안 2조 9,00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반면, 개인은 11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2조 6,754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196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이달 초순 일평균 4조 원을 상회하던 매도 폭과 비교하면 매도세가 극적으로 축소되며 수급 개선의 신호를 보냈다.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노조의 총파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인 29만 9,5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 대비 8.51% 상승한 수치로, 시장에서는 '30만 전자'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1.17% 폭등한 194만 원에 장을 마치며 반도체 투톱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전체의 48.99%라는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훈풍이 이어지며 지수는 49.90포인트(4.73%) 상승한 1,105.97로 마감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역시 장 초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 심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러한 급등세는 전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뢰를 높인 점이 결정적인 배경이 되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지정학적 갈등이 외교적 타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글로벌 증시 전반에 안도감을 불어넣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긍정적인 신호를 언급하며 시장의 불안을 잠재웠다. 루비오 장관은 "중재국인 파키스탄 측의 이란 방문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공식화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는 즉각적으로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이어져 증시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각각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냈고, 이는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소폭 상승 마감하는 토대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결국 시장은 다시 이란과 미국의 종전 협상이 어느 방향을 향하느냐에 따라 유가를 매개 삼아 움직이는 모습이다"라고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이러한 분석은 국내 증시가 단순히 내부 호재뿐만 아니라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승 동력을 얻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8%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지표다.
다만 단기 폭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과 차익 실현 욕구는 향후 증시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날 코스피가 8% 이상 급등한 만큼 단기적으로 물량을 소화하는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다음 주 월요일 휴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도 상단 저항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전일 코스피 폭등 여파로 장 초반 차익 실현 물량을 소화한 이후 중립 수준의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는 시장이 8,000선이라는 상징적 고지를 앞두고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내실을 다지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새벽 2시 마감된 달러-원 환율이 1,508.00원을 기록하며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환율 변동성에 따른 외국인 수급 변화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한국 증시는 반도체 업종의 독보적인 지배력과 대외 정치적 리스크의 감소라는 두 가지 축을 바탕으로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MSCI 한국 증시 ETF가 정규장에서 3.51% 상승하고 코스피200 야간선물이 오름세를 보인 점은 시장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고함을 증명한다. 투자자들은 미·이란 협상의 최종 결과와 반도체 시황의 지속성을 면밀히 검토하며 8,000선 재진입을 준비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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